제한된 에너지 자원의 고갈, 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탄소배출량 증가, 그리고 이에 따른 지구 온난화 문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근본적 이슈로 제기됐다. 특히, 최근에는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 문제와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대한 글로벌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범세계적인 대처 방안이 더욱 활발하게 모색됐다. 이미 다보스 경제포럼이나 APEC 정상회담 등 다양한 채널에서 ‘환경 지속가능성(environmental sustainablility)’이 최우선 어젠다로 제시됐으며,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에너지·이산화탄소 저감 및 환경 문제의 효율적 해결책 중 하나로 제시된 게 바로 ‘그린IT’다. 그린IT는 IT산업 자체의 그린화와 IT를 통한 전 산업의 그린화를 기반으로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 및 환경 보호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모두 포함한다.
그린IT가 ‘환경 지속가능성’을 위한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부각되면서 세계 주요 국가는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를 높여가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린IT의 더욱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신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즉 ‘저탄소 경제’에 발빠르게 대응한다. 유럽은 이미 IT 제품 관련 환경 규제를 새로운 무역장벽과 연계했다. 그린IT R&D를 통한 미래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해 EU의 연구개발 계획인 FP7(2007∼2013년)에서 ‘IT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요 주제로 채택, 연구를 추진 중이다.
일본은 ‘그린IT 이니셔티브’를 통해 지구 환경문제 해결이라는 명분과 자국 IT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그린IT 추진협의회’를 창설, 다각적으로 노력한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하에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고 자발적인 노력을 강조하는 방향을 모색해왔으나, 오바마 차기 정부는 IT 기반 녹색성장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경제 활성화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그린IT를 통해 ‘저탄소 경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장기적인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발맞춰 지식경제부는 ‘뉴IT 발전전략’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의 세부 전략 중 하나로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정책을 기획,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녹색 드라이브’ 정책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 ‘지식·혁신주도형 녹색성장 산업전략’을 발표한 바 있으며, 동 전략의 핵심 하위 전략 중 하나로 IT에 기반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본 정책 방향을 담은 ‘그린IT 발전전략’을 이달에 발표할 계획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국에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그 중심에 그린IT가 있다. 그린IT는 성장이 정체된 IT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환경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기업의 미션이자 전략목표로, 또 우리의 후손을 위해 전 국민이 참여해야 하는 사회 변화 운동으로 적극 육성, 추진해야 하는 미래 IT한국의 비전이다. 지금까지 국가 성장동력으로 역할을 해온 IT는 이제 그린IT로의 진화를 통해 새로운 저탄소 녹색성장의 비전 실현을 위한 중심축으로써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성옥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solee@iit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