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어링 날리지 코리아 계획` 전망·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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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뒤 우리 돈으로 약 518조원(3700억달러, 환율 1400원 기준) 규모로 성장할 세계 지식정보보안산업 주도권 경쟁에 우리도 본격 뛰어들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이미 세계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를 중심으로 치우쳤던 정부 차원의 산업 육성대책에 정보보안산업이 포함됐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 정부가 정보보안을 통신네트워크상의 보안에서 훌쩍 더 나아가 물리적 보안을 융합한 ‘지식정보보안산업’으로 규정한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그만큼 ‘통 큰’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것이다.

 업계는 일단 정부가 정보보호산업에 관심을 갖고, 육성을 하겠다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한 것에 주목하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심종헌 유넷시스템 사장은 “정부가 주도해서 지식정보보안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 자체가 반길 일”이라며 “정부가 업계 형편을 고려해 핵심 인력 양성의 방안으로 제시한 고용계약형 석사 과정 등은 인력 문제로 고민인 기업들에 장기적인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정부 예산 1500억원이라는 뭉칫돈을 풀어 정보보안 분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겠다고 한 것은 현 경제 위기 돌파와 중소기업 경영 활성화 측면에서 아주 긴요한 ‘수’로 풀이된다. 보안 관련 중소기업이 핵심 기술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돈을 풀고, 기술 관리를 철저히 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기대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숙제도 많다. 우선 세계적으로 미국, 유럽에 크게 뒤져 있는 물리적 보안산업까지 무리하게 지식정보산업이라는 테두리에 묶어서 지원책을 펼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눈에 드러나지 않는 정보보호 솔루션 산업이 묻히진 않을지 하는 우려다. 또 국내 시장을 키워, 해외로 나가려면 공공기관이 시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여전히 공공기관은 정보보호 제품을 구매하는 데 최저가 입찰 관행을 버리지 않고 있는 점 등 현실적 대안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밝혔지만 일시적 예산 편성 계획만 들어 있을 뿐 해외 주요국처럼 IT사업의 일정 부분 혹은 몇 % 이상은 반드시 정보보호에 투자하겠다는 지표가 빠져 있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큰 밑그림을 그려놓았지만 정작 중요한 수요 활성화라는 실행 계획이 빠진 셈이다. 이득춘 이글루시큐리티 사장은 “정부가 앞으로 신서비스에서의 보안 등 융합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서로 다른 영역에서 움직이던 것을 말처럼 쉽게 융합시키기엔 논리가 너무 막막하다”며 “더욱 세부적이고 실천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추가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안업계의 관심은 인력난 해소에도 쏠려 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인력 양성의 문제는 10년 전에도 똑같이 얘기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학생들이 왜 IT 전공을 잘 안 하려고 하고, 그중에서도 보안을 잘 안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흐름을 바꿔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호·문보경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