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또다시 인터넷 통제에 불을 지폈다. 경기침체, 실업률 증가 등 사회 불안요인이 증가한 데 따른 중국 정부의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BBC 중국어 뉴스’ ‘중국어 버전의 미국의 소리’ 등 해외 언론 사이트 및 정치 블로그의 중국 내 접속을 잇따라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BBC는 이같은 중국의 조치에 즉각 유감을 표시하는 등 중국의 인터넷 검열이 국제 사회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중국은 인터넷 사용 초기부터 웹사이트 검열과 통제를 실시해왔지만,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민감한 웹사이트의 접근을 허용했다. 큰 행사를 앞두고 외신 기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국가 이미지 추락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인터넷 통제와 차단에 나섰다. BBC에 따르면, 이번에 중국 내 접속이 금지된 웹사이트 목록에는 ‘아시아위크’ ‘국경없는 기자회’도 포함된다. 홍콩 및 대만 사이트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 외무부 류젠차오 대변인은 외신 기자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인터넷 검열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확인을 거부했다. 그는 또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한시적으로 웹사이트 접근이 가능했던 이유나 특정 사이트의 통제를 승인하는 법적절차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류 대변인은 “몇몇 사이트는 중국의 법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중국의 우려를 양해하고 중국 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노력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에 따르면, 이를테면, ‘두 개의 중국’ ‘대만 독립’ 등의 내용을 담은 사이트는 분리주의를 금지하고 있는 중국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BBC 측은 성명을 통해 “BBC 중국어 사이트(BBCChinese)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를 제외하고는 10년 전 출발때부터 지금까지 통제를 받아왔으며 중국어 라디오 방송의 경우는 수십 년 동안 전파 방해를 받았다”면서 “세계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 사용자들이 BBC 중국 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는 데 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별도의 검열팀을 고용, 민감한 콘텐츠를 검열해 삭제토록 하고 있으며, 특정 사이트의 경우 아예 접속을 불가능하게 해 정보의 확산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