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가전유통 업체 베스트바이가 고강도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선언했다.
시장 2위인 서킷시티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약 한달 만에 나온 베스트바이의 이 같은 행보에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소매 및 가전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AP의 보도에 따르면, 베스트바이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자 구매심리의 급격한 변화로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0%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실적발표와 함께 자발적 퇴직, 매장 축소, 설비투자 감축 등을 포함한 강도높은 구조조정 추진을 예고했다.
지난 달로 마감된 3분기 매출은 지난해(99억3000만달러)보다 16% 늘어난 115억달러를 기록하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110억 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억 2800만달러, 주당 53센트보다 약 77% 줄어든 5200만달러, 주당 13센트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이 회사 임원들은 지난 석달을 ‘사상 최악의 소비시장 환경’으로 요약했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베스트바이는 내년 설비투자 비용을 절반 가량 줄이는 한편, 본사 직원 중 약 40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바이아웃(Buyout) 프로그램’을 제안할 예정이다. 바이아웃은 계약만기 전에 연봉을 지급하고 직원의 자발적인 조기퇴직을 유도하는 제도를 말한다. 베스트바이는 향후 정규직과 시간제 및 시즌 근무 등을 포함한 15만명의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한 뒤 추이에 따라 인위적인 감원에까지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국·캐나다·중국 매장의 ‘상당수(significantly)’를 줄일 계획이다.
브래드 앤더슨 CEO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시장환경에 적응하면서 구매행위에도 매우 극적이고 장기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며 “적절한 가격과 구매 솔루션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중대한 변화와 적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