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이버 전쟁에 취약

미국이 사이버 전쟁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일간 열린 `사이버전쟁` 시뮬레이션에 참가한 미 정부와 인터넷 산업 관계자 등 230여명은 18일 미국의 핵심 컴퓨터 전산망이 사이버 공격에 취약점을 지니고 있음이 여실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약 1년 전 사이버안보 이니셔티브를 발족, 미 컴퓨터 방어력이 향상되기는 했지만 점점 더 거세지는 사이버 전쟁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하원 국토안보소위원회 제임스 랜저빈(민주당.로드아일랜드) 위원장은 "우리는 지금 필요한 것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이버 공격이 은행 서버 침투나 국가적 인터넷 시스템 오류와 같은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는 9.11 테러와 맞먹는 공포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료들은 러시아 지지자들이 에스토니아와 그루지야의 인터넷 기반시설을 공격해 전산망을 초토화시킨 사례를 언급하면서 미국 기업과 정부도 이러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하원 정보위 기술정보소위원회의 더치 루퍼스버거(민주.메릴랜드) 위원장은 정부와 유관산업이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수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인수팀 관계자들은 당선인이 사이버안보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옆에서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모인 참가자들에게 사이버 공격은 실제 전쟁에 앞서 지휘 체계를 교란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범죄자나 테러범들의 협박 수단으로도 사용될 여지도 있다.

처토프 장관은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법과 군사 정책을 갱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