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인력 및 생산시설 구조조정 계획 잇따라 내놔

 지구촌 전역에 불어닥친 경제위기 한파가 날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기업이 생존을 위한 처방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들 기업이 택한 방법은 한결같이 감원 등의 인력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감산 등의 비용절감이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정부의 지원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 빅3사 중 크라이슬러는 18일 전 세계 공장 조업 중단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빼들었다. 회사는 19일부터 1개월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30개 자동차공장의 가동을 일제히 멈추기로 했다. 일부 공장이 아닌 모든 공장의 문을 한시적이나마 닫기로 한 것은 회사설립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모토로라는 공동 CEO를 맡고 있는 그레그 브라운과 산제이 자가 임금 25% 삭감하기로 선언한 데 이어 나머지 임직원 전원도 임금 동결을 선언, 불황기 회사 분위기 쇄신활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회사가 부담하던 임직원 퇴직금 일부도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기타 사원 복지혜택도 축소할 계획이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제조업체인 웨스턴디지털은 전체 인력의 5%에 해당하는 2500명의 임직원을 감원한다. 이와 함께 임원 승진을 당분간 유보하고, 인력 신규 채용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생산량 축소에도 나선다. 20일부터 새해 1일까지 생산직 직원들을 장기 휴가 보내는 방법으로 대부분의 HDD 공장 가동을 멈춘다. 특히 태국 공장은 폐쇄하고, 말레이시아 공장은 매각 처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이 회사의 HDD 생산량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얼마전 1만6000명의 감원계획을 내놓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니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주바치 료지 사장 소니 사장은 상황에 따라선 감원 규모가 1만6000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위기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감원대상에는 생산 및 관리직 임직원 외에 연구개발 인력도 포함된다는 설명도 보탰다. 소니는 이 밖에도 흑자전환이 최우선 과제였던 LCD TV 사업에서 새해 3월 결산에서도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연간 출하 목표량을 종전 1700만대에서 1600만대로 낮춰 잡고 있다고 밝혔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