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와 뒤이은 경기침체로 중고 IT장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지고 있다.
21일 e위크 채널인사이드는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겨냥해 새로운 IT장비 구매를 연기하거나 기존 장비를 유지하는 한편, 이른바 ‘새 것같은’ 중고 제품의 구매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들어 재활용 컴퓨터와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의 판매 증가세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이들 업체들은 내년에도 이 같은 중고 제품의 유통과 거래 확대를 예상하며 실적 전망을 높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찍이 아인슈타인이 ‘모든 난관에는 기회가 있기 마련’이라고 했던 것처럼 최근 경기불황이 솔루션 업체들에게는 위기가 되고 있지만 다른 한켠에선 새로운 기회로 부상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중고 네트워크 장비 업체 네트워크하드웨어리세일의 마이크 쉘던 CEO는 “최근 경제환경은 IT장비 구매의 개념을 바꿔 놨다”며 “지난 12개월간 기본적으로 ‘잠시 사용됐거나 사실상 새것에 다름없는’ 모든 제품의 라인업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중 상당수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브랜드의 제품으로 사용기간이 1년이 채 안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구매자들이 매우 좋은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버 장비의 경우 최신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탑재된 신형이 다수를 이룬다.
이 같은 유통환경이 조성된 데에는 조직축소·사업정리·인수합병(M&A) 등에 따른 잉여 IT장비의 매도와 필수 최신 장비를 저렴한 가격에 도입하려는 수요시장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리 도너번 바이브란트테크놀리지스 CEO는 “신형 제품의 가격이 닷컴 붕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지금이 구매자에게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중고 IT장비 판매업체들은 대부분 비공식 재판매상들이어서 실제 총판 등과 같은 밀착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오히려 공식딜러의 최신 판매조건보다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업체들은 강조했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하드웨어리세일은 제품 벤더나 채널로부터 구매할때보다 더 나은 조건의 보증기간을 제공하며 벤더의 유지보수를 받을 수 있는 선택권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품의 모든 생애단계에 걸쳐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고객선택의 폭이 더 넓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고 제품 업체는 또 다양한 분야의 재판매 업체들과 연계해 고객의 잉여 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해당 업체의 예산에 맞춰 필요한 브랜드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조달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