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기업 제네텍(Genetech)의 토드 피어스 최고정보관리관(CIO)은 최근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IBM 등 대형 IT업체에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유지보수를 맡기는 대신 구글에서 컴퓨팅 자원을 빌려 쓰기로 한 것. 이제 구글 데이터서버에선 제네텍 1만6300명 임직원들에게 구글에서 제공하는 e메일·워드프로세서·스프레드쉬트·일정관리 애플리케이션이 돌아간다. 이른바 ‘클라우드 컴퓨팅’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AP는 본격적인 경기 침체를 맞아 저렴한 비용을 내세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확산될 호기를 맞았다고 전했다.
제네텍이 구글에 지급하는 비용은 연간 80만달러다. MS나 IBM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데이터센터 운용 등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올해 360억달러 시장으로 성장했다.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의 13%에 달한다. 세일즈포스닷컴의 지난 4개 분기 매출의 합은 10억달러이며 회사 시가 총액은 40억달러에 이른다. 이미 5만2000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아마존이 ‘웹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며 MS는 차세대 윈도(코드명 ‘애저(azure)’) 역시 웹을 많이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피어스 제네텍 CIO는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에 대해 “과거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 이후) 새로운 조류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업체들의 수익 구조가 여전히 열악해 양질의 제품을 내놓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지난 10월 콘퍼런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다음 세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말은 우습다”면서 “그 정도로 낮은 수익으로는 대형 고객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100달러를 벌면 3.70달러를 영업이익으로 남긴다. 후발 주자인 넷스위트는 아직 순익을 내보지 못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직접 사무를 보는 제네텍 직원 바바라 닐슨은 “클라우드 컴퓨팅은 온라인으로 작업을 확장해 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50명에 달하는 팀 직원과 공동작업을 하기에는 편하다”면서도 “스프레드쉬트 작업을 할 때는 익숙한 MS의 엑셀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완전 대체한다기 보다는 일종의 동료(Companion)로 보는 편이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