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는 여전히 전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거인이다. 윈도 운용체계(OS)는 시장의 90%,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웹브라우저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며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웹 시장에서 경쟁에도 불구하고 MS는 2009회계년도 1분기에 20%의 실적 제고를 일궈냈다.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11월 맥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1% 줄어든 반면, 윈도PC는 7%가 늘었다. 최근 MS는 급변하는 웹2.0 세계를 향한 구애와 공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 OS인 윈도 애저, 윈도 라이브, 라이브메시, 오피스 웹애플리케이션 등은 MS가 중점 추진중인 혁신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안정기조의 MS지만 실수가 없을리 없다. 올해 MS가 보여준 서툰 행보나 간과한 점을 IDG뉴스가 세가지 관점에서 전했다.
◇부실한 비스타(Vista) 마케팅=지난 2월 출시된 윈도 비스타 서비스팩(SP)1은 평판만큼 기능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MS는 사용자들이 이를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알리지 못했고 이는 곧 비스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과 애플의 반(反) 비스타 마케팅의 표적이 됐다.
호환성과 성능 이슈는 초기부터 비스타를 괴롭혔다. 비스타는 윈도XP와 매우 다른 OS였고 보안기능과 그래픽 시스템 등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같은 변화가 필요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에 적응하는 과정은 혼돈을 야기했다.
디렉션스의 마이클 체리 애널리스트는 “모든 제품은 업데이트가 있게 마련”이라며 “비스타는 나쁘지 않았지만 MS가 비스타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설득하는 기회를 찾지 못하고 침묵한 것이 오히려 해가 됐다”고 말했다.
MS가 왜 비스타가 가져온 보안기능의 변화가 중요한지를 증명하고 비스타SP1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제품의 구매를 도왔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세몰이 방관=올해 애플은 ‘나는 맥, 나는 PC’라는 TV광고에서 MS를 풍자했다. 이 광고는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비스타의 결점을 꼬집는데 효과적이었다는 평을 얻었다.
이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이 MS의 대응을 기다렸지만 코미디의 전설 제리 세인필드와 빌게이츠가 등장한 MS의 광고는 어떤 메시지도 소구하지 못한 밋밋함을 던졌다. 물론 이후 MS는 다시 ‘나는 장벽없는 PC·삶’이라는 광고로 대응했다. 하지만 너무 늦은 대응인데다 비스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리서치·컨설팅 업체 엔드포인트테크놀로지스의 로저 케이 CEO는 “MS는 올해 애플이 최대의 수확을 거두는 것을 방관했다”며 “좀더 시장경쟁에서 공격적으로 나서야 했었다”고 설명했다.
◇야후 인수 실패=야후 전체 또는 일부를 인수하려는 MS의 노력은 올해 2월부터 수차례 여러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하지만 446억 첫 인수제의 결렬, 제리 양의 사퇴 등으로 이어진 이 빅딜은 아무런 성과를 낳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반전을 거듭한 이 드라마는 내년으로 이야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관측은 MS가 야후의 검색 부문만을 인수할 것이라는데 모아지고 있다.
윈도7과 익스플로러8 출시가 예상되는 2009년은 MS에게 매우 분주하고 중대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윈도와 익스플로러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애플·구글·모질라 등의 사상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MS는 비스타가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윈도7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또 구글과 경쟁, 또다른 수익원인 오피스 프로그램의 웹 및 데스크톱 버전의 일정 등도 밝혀야 한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