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작애니메이션 업계가 해외 합작 파트너를 일본·유럽 중심에서 태국·말레이시아와 같은 동남아 국가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저렴한 인건비, 합작시 유리한 조건 확보, 해당 국가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높은 인지 등을 이유로 동남아 국가와의 합작을 선호하고 있다. 또 태국·말레이시아 등은 국가적 차원에서 한국 애니메이션과의 합작을 장려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진출에 매력을 느끼는 요소다.
K프로덕션(대표 김성용)은 첫 창작 애니메이션 ‘사이킥 히어로’의 합작 파트너로 태국의 타이 텔레비전을 선택했다. 총 60부작으로 제작되는 이 작품은 기획·시나리오 작업과 같은 프리 프로덕션은 한국에서 주도하며 작화·채색과 같은 제작은 태국에서 진행하게 된다. 현재 한국 측 감독 4명이 태국 회사에서 전체 제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회사 측은 “인건비가 낮은 것도 한 이유지만 50대50을 투자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네오펌킨(대표 한옥례)은 호주의 크루조, 말레이시아 백본사와 함께 ‘찰리 그리블 앤 더 매직 맵스’의 공동제작에 나선다. 총 52억원이 들어가는 이 작품은 한국과 호주에서 기획하고 실제 제작은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하게 된다.
한경원 픽스트렌드 대표는 “제 3세계에서 정책적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을 지원하면서 해외 진출시 리스크를 덜기 위해 한국과의 합작을 지원한다”며 “제작 수준도 상당해서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시은디자인(대표 임시운) 역시 말레이시아 투자기관인 MDEC와 애니메이션 ‘바나나쉐이크’ 제작 및 테마파크 건립과 관련해 140만달러(약 20억원)의 투자계약을 했다. 팡고엔터토이먼트(대표 문제대)도 새해 러시아, 일본과 합작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체브라시카’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국가와의 합작을 핑크빛으로 전망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해당 국가의 제작 퀄리티가 검증되지 않은 데다가 최종 결과물이 나온 곳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혜경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과장은 “OEM업체들이 창작으로 전환하면서 제 3세계와 손을 잡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아직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에는 이르다”고 전했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