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해 IT·엔터 `흐림`, 클린테크 `회복`

 미국 벤처투자자 절반 이상이 새해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벤처 분야 투자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첨단 기술분야 중 정보통신(IT)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최소한 새해까지 침체 국면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며, 재생 또는 청정에너지 개발을 중심으로 한 클린테크와 바이오테크는 비교적 회복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미 벤처캐피털협회(NVCA)가 미국내 벤처투자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56%가 새해까지 전반적인 경기 위축, 첨단 기술 벤처에 대한 투자 감소, 수익 하락 등 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 중 25%는 새해 경기가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고 19% 가량은 새해가 올해보다 경기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벤처캐피털 투자는 2003년 이후 매년 상승세를 보여 왔으나 최근 극심한 경기 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겹치면서 내년에는 벤처투자액이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중 벤처 투자가 집중될 분야에 대해 응답자의 48%가 ‘클린테크’를 꼽았고 25%는 ‘바이오테크’에 대한 투자 증가를 예상했다. IT와 반도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에 대해선 대부분 응답자가 투자 위축 가능성을 전망했다. 경기 침체의 와중에 창업 전망이 상대적으로 밝은 분야로는 의료 기기와 개인용 건강·의료 제품, 클린테크 등이 많이 꼽혔다. 첨단 기술의 상징인 미 실리콘밸리 지역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 때문에 기술 분야 뿐 아니라 무역과 관광 산업에서도 내년중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의 경우 유럽과 일본 등의 동반 경기 침체로 미국 제품에 대한 수출 수요가 줄고 있어 무역량이 감소 추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무역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코트라 미 실리콘밸리센터 구본경 차장은 “디플레이션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소비자들의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는 상태여서 내년까지는 ‘불황’ 전망이 우세해 보인다”며 “그러나 일부 경제 학자들은 경기 부양책 등이 시행되면 소비 부문이 내년중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