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의 산실, 실리콘밸리 역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한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7.2%까지 치솟은 실업률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구글조차도 감원에 나설 정도다. 머큐리뉴스는 2009년 새해 실리콘밸리 업체들의 기상도를 8가지 테마로 내다봤다.
◇일자리 급감=닷컴 붕괴 이후 회복된 일자리가 다시 줄어들 전망이다. 실리콘밸리 일자리는 2000년 108만개로 최고점을 보인 뒤 2004년 84만 9500개로 크게 줄었다가 2008년 6월 다시 91만 6500개로 올랐다. 하지만 지난 11월 91만 1100개로 내려 앉았다. 새해 1분기에 고용악화가 더욱 심화돼 2004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 제로=2008년 1건에 그치며 사상 최악의 기업공개 실적을 낳았던 실리콘밸리는 2009년 ‘IPO 제로(0)’의 한 해를 맞을 것이다. 인수합병(M&A) 역시 급감하면서 혁신에 안팎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그린밸리’로=그린 테크 혁명이 계속돼 2009년말께 실리콘밸리를 그린밸리로 바꿔 불러야할 지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그린테크 기업들의 투자유치와 고용이 계속될 것이며 이는 곧 시장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예외가 있을 수 있다.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담대하고 야심 찬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경기 조류에 적잖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야후의 검색사업 매각=올해 결렬된 야후 매각 건은 새해로 이어져 결국 검색사업 부문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넘어 갈 것이다. 야후는 이 거래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외부에 자신의 플랫폼을 공개하는 새로운 전략을 실행하는데 활용하게 될 것이다.
◇구글·페이스북간 경쟁=인터넷 사용자를 사이트에 묶어두기 위한 두 회사간 경쟁이 인터넷 분야의 새로운 테마로 부상할 것이다. 비록 아직까지 구글이 더 많은 인터넷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지만 페이스북이 점차 격차를 줄여갈 것이다.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세계 네티즌은 페이스북에서 339억 분을 머물었고 구글은 416억 분을 기록했다. 중요한 점은 페이스북 방문시간 증가율(지난해 9월 기준, 19%이상)이 구글(3.6%)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이 효과적인 광고 서비스 방안을 내놓는다면 구글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트위터 매각=소셜 네트워킹과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 업체 트위터는 더이상 수익모델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큰 기업의 일부로 기능할 때 매우 효과적인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임에는 틀림없다. 비록 트위터가 페이스북과 논의를 진행한 바 있지만 인수기업으로는 야후나 구글이 유력하다.
◇바이오테크 산업의 통합=바이오 산업만큼 오랜기간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곳도 없다. 하지만 많은 대형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에 충분한 자금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는 곧 바이오 신생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으로 이어질 것이다.
◇스티브잡스의 건재=올해 건강악화설을 두고 해프닝이 벌어졌지만 그는 건재할 것이다. 그가 지난 25년간 실리콘밸리에 던져준 드라마틱한 순간들을 잇는 또다른 25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