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지구에 투자하라"

 ‘2009년 최고의 투자처는 지구.’

 미국의 대규모 에너지 정책과 전 세계적인 ‘그린’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는 0순위 투자 종목은 ‘그린’이다.

 CNN은 지난해 ‘태양’과 ‘풍력’ 발전이 블루칩이었다면 올해는 탄소포집기술이나 에코시스템서비스, 미래 농업 기술 등이 장기적이고 유망한 분야로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페니 셰퍼드 사회투자포럼 CEO는 “금융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금이 바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할 적기”라며 “지구를 살리는 기술은 이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중요하면서도 전망이 밝은 투자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 기술 중에서도 최근 탄소포집장치(CCS:Carbon Capture and Storage)가 가장 주목받는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CCS는 석탄 화력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액체 형태로 바꾼 뒤 땅이나 바다 속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스튜어트 헤이즐딘 에딘버그대 지질학 교수는 “아무리 많은 대체 에너지가 등장하더라도 적어도 2050년까지는 불가피하게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비중이 클 것”이라며 “CCS야말로 과거 석유개발처럼 대형 투자자들이 몰릴 수 있는 매력적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5년 안에 투자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면서 “CCS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업이나 정부가 지구 환경 자체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에코시스템’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에코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탄소 배출 감소는 물론이고 생산성과도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투자업체인 메릴린치는 인도네시아 아체 주정부가 추진하는 7만5000헥타르 열대우림 보호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물’과 ‘탄소’에 시장이 집중돼 있지만 자연 환경에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될수록 가능성 있는 투자처는 매우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일례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첨단 농업 기술이나 유전자 변형 식품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투자 효과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비안 모지스 런던대학 생물학 교수는 “인구 증가와 건강에 대한 관심 때문에 향후 50년 내에 현재보다 2배의 농작물이 생산돼야 할 것이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유전자 변형 식품”이라며 “최첨단 농경 기술은 매우 유망한 또 하나의 투자 기회”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