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해 올림픽에 맞춰 37개 도시에 모바일 TV인 CMMB(China Mobile Multimedia Broadcasting)망 구축을 완료하고 시험방송을 거쳐 2009년 상반기 난징을 시작으로 본격 상용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2006년 10월 중국 광전총국(SARFT)은 정식으로 중국의 모바일 멀티미디어 방송 업계 표준을 발표하고, 중국 자체 개발 표준을 채택한다고 선언했다. CMMB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모바일 TV 표준으로 S파 신호를 이용, 지상파와 위성의 일체화된 커버와 로밍을 실현했다. CMMB의 공공 서비스 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CMMB는 기본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며, 긴급 방송 플랫폼으로 무료 공공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말기 수요 늘어 한국 칩 업체 진출 기회 많아=CMMB 수신을 위한 소비자의 단말기 구입도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시장조사업체 누오다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00만∼500만대의 수신기가 팔린 것으로 예상 집계됐고, 올해 서비스 지역 확대와 함께 1200만∼1500만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120여개 업체에서 400개 이상의 모델을 선보이고 있으며 2010년에는 2400만개의 단말기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돼 업계는 앞으로 3년 동안 이 시장이 매년 100%가 넘는 고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거대한 인구 수와 잠재력을 가진만큼 기술력을 가진 국내 칩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칩 제조 업체 이노피데이는 CMMB 관련 계약의 80%를 수주하고 있는 중국 회사다. 이 업체에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파샨 세일즈 매니저는 “기술적 역량이 있는 한국 칩 업체들로부터 CMMB 수신 관련 칩을 공급받고 있다”면서 “단말기와 네트워크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이 CMMB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은 2005년 5월 세계 최초로 위성 DMB를 선보였고 같은 해 12월에는 지상파 DMB를 시작하는 등 세계 모바일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노력해왔다. 한국 기업들에 중국의 CMMB 시장은 현재 기술력을 응용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기회의 땅으로 인를 하고 있다. DMB수신칩을 생산해온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들은 CMMB 시장 확대와 함께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한 다각적인 시도에 나서고 있다.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국내 DMB 수신칩에서 벗어나 중국 CMMB 방식칩을 개발해왔고 고화질 구현을 위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모바일에서 수신하는 퓨전 칩이나 한 칩으로 여러 규격의 모바일 방송을 수신하는 다표준 수신칩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일부 업체에서는 이미 이 제품들을 중국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CMMB VS TD-SCDMA=하지만 아직 CMMB 시장이 완전히 정착한 것은 아니다. 중국 모바일TV의 실현 방식을 놓고 통신업계와 방송 업계가 서로 맞서 있기 때문이다. 방송 업계는 CMMB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통신업계가 주도하는 방식은 또 하나의 중국 기술 표준이며 자체 3세대(G) 이동통신기술인 TD-SCDMA 방식이다.
당연히 추진 의도도 다르다. CMMB가 공공서비스 기능을 강조한다면 TD-SCDMA는 공업정보화부와 세계 최대의 사업자를 가진 차이나텔레콤의 주도로 이윤 창출이 우선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업계에서는 휴대폰에 두 기술을 모두 접목시켜 TV 시청 시에는 CMMB를 이용하고 주문형비디오(VoD) 사용 시에는 TD-SCDMA를 사용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언론도 이 방안이 최상이라며 지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공업정보화부도 이러한 정책에 따라 휴대폰은 TD―SCDMA 방식의 휴대폰에만 CMMB를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 11월 21일부터 5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PT/엑스포컴 차이나 2008’에 참가한 국내 휴대폰 제조 업체들은 TD-SCDMA를 지원하는 휴대폰을 통해 CMMB도 시연한 바 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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