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것을 좋아하는 시대다. 작은 기업은 대기업이 되고자 능력 이상의 융자를 신청하고, 개인은 큰 집을 마련하느라 허리가 휘고, 학생들은 큰 대학에 가느라 밤낮을 모른다. 이런 목표를 성취함으로써 성공을 맛보는 사람이 있으나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빠진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의 사람일수록 작은 것에 만족한다. 큰 것은 나쁘고 작은 것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밤중에는 별이 보이고 낮에는 구름이 보이는 구멍만 한 창문이 있으면 족합니다. (중략) 당신이 머무실 수 있도록 작지만 흔들리지 않는 집을 짓게 하소서.’ 이어령씨의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란 시의 일부다. 얼마나 마음이 편안한 집일까. 이런 집에는 쓸데없는 것이 들어갈 공간이 없다. 쓰나미가 몰려와도 그것을 타고 넘는다. 작지만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믿음의 집을 가지고 있는 당신은 아무리 어려워도 달려오는 열차를 향해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열차를 타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작은 집으로 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