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에 당신들이 남기고 싶은 모든 것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그것 모두를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인터넷 공간에서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P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크렘린 공식 웹사이트(www.kremlin.ru)에 둥지를 튼 자신의 블로그에 12일(현지시각)부터 누리꾼들이 개인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우리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 당신들이 남긴 의견 모두를 흥미롭게 읽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주요 국가 정책, 외교 현안 등을 국민에게 설명해 왔다.
블로그에 글을 남기려면 e메일 주소·이름·거주지·사용자 아이디 등을 입력하는 등록 절차를 밟으면 된다. 욕설 등은 금지되며, 누리꾼들이 올린 의견은 문법과 철자 수정 등 편집 작업을 거쳐 공개된다.
러시아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메드베데프가 최근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소치에서 휴가를 보낸 모습을 담은 동영상 게시물을 올리자 첫날에만 1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AP는 “메드베데프의 블로그에 경제정책이나, 블라디미르 푸틴에 대한 비판을 찾아볼 수 없다”며 “누리꾼들의 의견이 편집되는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과 토론에 얼마나 열려있을지 두고 볼 일”이라고 평했다.
러시아는 국영 방송, 유명 신문의 정부 비판을 금지하지만 인터넷 공간에서는 가능하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