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는 달리 차세대 유무선통합(FMC)의 핵심장비로 꼽히는 펨토셀 도입이 지지부진하고 있다. 오히려 이동통신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갖춰져 있어 통신사업자들이 펨토셀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공급 사례(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꿈꾸는 국내 장비업체의 해외 진출도 차질이 예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F만 화웨이를 파트너로 선정, 기술 검증 수준의 3세대(G) 이동통신(WCDMA) 펨토셀 시험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는 물론 와이브로(모바일와이맥스) 등의 사업자도 펨토셀에 대한 검토 자체도 진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차세대 유무선통합(FMC)의 핵심장비로 꼽히는 ‘펨토셀’을 국내 통신환경에서 경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KT그룹만 ‘초보 수준 검토중’=KTF만 지난해 11월 중국 화웨이와 건물 내에 설치할 수 있는 초소형 이동통신 기지국인 펨토셀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최근 화웨이가 시스템 등 관련 장비를 KTF에 설치, 기술 검증을 위한 시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KTF의 움직임도 극히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 KTF의 도입 의지를 확신하지 못한 국내 업체들은 KTF의 파트너 선정 절차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거의 움직임이 없다. 기지국·중계기 보급이 높은 국내 상황에는 펨토셀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기술 발전 등 추이를 좀더 관망하겠다는 자세다.
와이브로 펨토셀 연구 용역 등을 발주하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KT도 KTF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어 향후 사업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비 수출은 ‘산넘어 산’=이 같은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움직임에 삼성전자, 포스데이타 등 대기업들은 물론 쏠리테크, 기산텔레콤, 엠티아이 등의 중계기 회사들은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미국 AT&T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펨토셀 보급에 나서기로 하는 등 해외 시장이 먼저 열리고 있다. 하지만 핵심 통신네트워크와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펨토셀의 특성상 대형 통신장비업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 개척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시장 특성과 함께 펨토셀 기술 구현도 문제다. 중계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던 중소기업들에게 기지국 기술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제품 개발을 완료해도 이를 검증할 곳이 없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내에 이동통신 칩을 공급하는 다국적 공급사 지사장은 “잘 갖춰진 이동통신 인프라가 오히려 펨토셀 도입을 방해하는 상황”이라며 “해외 수출을 위해 국내 레퍼런스를 만들어야 하는 국내 업체들에게는 참 당혹스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