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유튜브 정치’ 시대를 열었다.
14일 A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의회는 535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유권자와 네티즌에게 의정활동과 관련된 자체 동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공식 유튜브 채널(하원: youtube.com/househub ·상원: youtube.com/senatehub)를 개설, 운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엄청난 수의 대중과 커뮤니케이션에 나섰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성공 전략이 국회로까지 확산된 것이다.
국회와 유권자간 거리를 좁히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될 이 사이트를 통해 의원들은 각종 연설이나 행사, 청문회 등 동영상을 직접 올리고 관리할 수 있다. 네티즌들은 자신이 뽑은 의원의 근황을 확인하는 한편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입법활동에 반영시킬 수 있다.
미 의회는 유튜브 사이트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주 열린 국회 개회식에서 자신의 공식 사이트를 가진 모든 의원들이 제 3의 웹사이트에 게시물을 올릴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을 수정하는 등 강력한 활동의지를 보였다.
특히 유튜브 채널은 국회공공 방송인 C-SPAN과 크게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토론이나 청문회 등 전체 국회 행사를 편집하지 않고 전송하는 C-SPAN과 달리 의원 측에서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다양한 견해가 담길 수 있고 토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인들은 그 어느때보다 자주 뉴스를 접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향하고 있다”며 “유튜브 채널은 의회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연결되는 직통 라인(Direct line)으로 간주되며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낸시 의장은 지난 2006년부터 하원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유튜브를 운영해왔다.
이미 유튜브 등 민간 사이트를 이용해 의정활동과 정책현안을 알려온 의원들은 이번 채널 개통으로 새로운 유튜브 스타 정치인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또 자신의 인지도와 입지를 높이기 위한창구로 활용하려는 의회내 마이너 그룹 의원들의 활동도 크게 늘 전망이다.
이미 찰스 랑겔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대학행사나 방송에 출연한 자신의 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리고 있고, “나와 동료들은 유튜브의 광팬”이라고 말하는 보너 하원의원은 게재한 동영상만 97개에 달한다.
아론 펠스트먼 유튜브 대변인은 “선거권자와 피선거권자간 양방향 소통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국회 채널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