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여파로 주요 IT 기업의 감원 한파가 매서운 가운데 ‘인력 감축’과는 무관해보였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군살 빼기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MS가 빠르면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다음주 중 전 사업 부문에서 심각한 규모의 정리해고를 준비 중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같은날 구글이 채용 담당 100명을 전격 해고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이같은 보도는 대형 IT 업체들이 줄줄이 대량 해고를 발표하는 와중에서도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MS와 구글도 피해갈 수 없을 만큼 경제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우선 MS의 감원설은 최근 스티브 발머 CEO가 “비용 절감 방안은 필요하겠지만 정리해고 계획은 없다”며 “인력 축소는 MS의 기업 철학이 아니다”라고 강력 부인한 것과는 상반되는 시나리오다.
이 소식통은 MS의 감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최근 업계에서 떠도는 수치인 1만5000명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1만5000명은 MS 전 세계 인력의 16% 수준이다.
월스트리트는 MS가 지난 30여년간 대량 감원설에 휘말린 적이 좀처럼 없으며 성과가 뒤떨어지는 직원들을 일상적으로 내보내는 수준에서 그쳤다고 전했다.
외신은 MS의 매출 하락이 이례적인 감원설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MS의 인력은 지난 1999년 이래 9만1000명까지 꾸준히 늘었다. 특히 2007∼2008년 회계연도에만 1만2000명이 충원됐다. 이는 2008년 회계연도에 MS의 매출이 전년보다 18% 성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반면 IT 부문에 대한 수요 감소는 MS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2009년 회계연도의 MS의 매출 성장률은 5%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꿈의 직장’으로 여겨졌던 구글도 감원 뉴스를 보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최근 계약직 1만명 해고 방침을 밝히 데 이어 14일(현지시각) 채용 담당 100명을 잘랐다고 전했다.
라즐로 보크 구글 인력운영담당 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채용 관련 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구글은 텍사스와 노르웨이·스웨덴의 기술 사무소를 폐지한다고 밝히는 등 비용 절감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