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사장이 KTF와의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KT와 KTF간 합병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은 15일 “우리나라 IT가 세계적 조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IT 일류국가로 올라설 수 있었다”며 “방송통신 융합(KT-KTF와의 합병을 은유적으로 지칭) 등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지면 국가 전체가 뒤쳐질 수 있다”며 사실상 합병에 대한 당위론을 개진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전화(VoIP)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사장은 인터넷전화 사업과 관련, “사람마다 기업마다 딜레마는 있지만, 딜레마 때문에 멈칫멈칫하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어차피 올 것이라면 과감히 뚫자라는 것이 평소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유선전화 시장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KT가 수세적 입장으로 대응하기 보다 인터넷전화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후속 인사 및 조직 운용과 관련한 구상의 일단도 내놓았다. 우선, 인사와 관련해 이 사장은 최고 기술책임자(CTO)를 비롯, 주요 보직에 KT 안팎에서 역량을 갖춘 인물을 중용할 계획임을 피력했다.
이 사장은 또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이 사장은 “글로벌화는 구호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명제”라며 “ 어떻게 해야 하는 방법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우리나라 기업이 IMF 이전에는 성장과 시장점유율을 중시했지만 이후에는 이익과 현금흐름이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14일 취임과 동시에 ‘All New KT’ 위한 경영 쇄신계획을 확정,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 사장이 주목하는 경영지표가 무엇인 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매출 12조원 돌파라는 상징적인 의미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이외에도 이 사장은 성공한 기업의 공통된 사항으로 ‘본부가 슬림하지만 일선은 두껍다’고 말해 향후 현장 조직 및 인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기존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판 자체를 키우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