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 `소용돌이 속으로`

 오는 3월 인터넷(IP)TV와 위성방송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방송이 처음 등장한다. 새 유료 서비스가 방송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 유료 방송과 연계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위성+IPTV서비스와 케이블TV서비스의 대결 국면도 조성해 유료방송시장 전체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18일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유력 IPTV사업자와 ‘위성+IPTV’ 형태의 하이브리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며 “3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6월께에는 상용화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방송은 지상파 등 실시간 방송을 위성으로 제공하고 주문형비디오(VoD)와 양방향 서비스를 IPTV사업자가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스카이라이프는 하이브리드 방송을 통해 IPTV라는 유료방송시장의 새로운 도전자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위성방송이 하지 못하는 VoD 등 양방향 서비스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규 가입자 확대도 가능하게 됐다.

 IPTV사업자는 위성방송과 협력해 기존 IP 기반의 강점은 살리면서 많은 비용이 필요한 신규 망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스카이라이프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두 가지 방식의 방송서비스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를 개발해왔다.

 다음 달 셋톱박스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3월에는 새로운 형태의 방송서비스를 공개할 방침이라는 게 스카이라이프 측의 설명이다. 셋톱박스 가격은 16만∼18만원 선으로 기존 디지털케이블 방송용 셋톱박스와 가격 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리드 방송에 참여하는 IPTV사업자로는 KT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다. 하이브리드 방송을 강력히 원하는 스카이라이프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놓고 KT와 우선적으로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스카이라이프의 최대주주(23.5%)기도 하다.

 스카이라이프 측은 특히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IPTV사업자와 지방까지 폭넓게 시청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윈윈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블TV사업자를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시장이 또 한번 격랑에 휩싸일 수 있음을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시청자도 두 방식의 장점만을 살린, 최고 사양의 방송영상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여개의 국내 최다 HD 채널을 확보한 위성방송으로 고선명 영상을 시청하면서 IPTV가 제공하는 다양한 신규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 측은 두 회사의 수익 배분이나 하이브리드 방송서비스의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비스 요금은 시청자가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 즉 프리미엄급 유료방송 가격대에서 결정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이 같은 하이브리드 방송 서비스는 이미 해외에서 두루 활용되고 있다. 미국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TV’가 AT&T 등 통신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나, 영국 위성방송 ‘B스카이B’가 브로드밴드 인프라 확보에 나선 사례가 있다.

  심규호 김승규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