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이 젊어졌다. 40대 후반 전무급 임원이 나왔으며 비록 외국인이지만 40대 초반 상무급 임원까지 배출됐다. 과거 전무급은 대부분 50대 초반, 상무급은 빨라야 40대 중반이 넘어야 가능했다.
삼성전자는 19일 부사장 7명 등 총 91명 임원을 승진 발령하는 2009년도 정기인사를 실시했다. 승진 규모는 부사장 7명, 전무 23명, 신규 임원 61명 등으로 지난해 임원 승진자 117명에 비해 22% 감소했다. 삼성전자 측은 “경제위기 상황임을 감안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 규모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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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임원 중에서 김종중·방인배·신상흥·이인용·정유성 전무 등이, 연구임원 중에서 이철환·정칠희 전무 등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연령대도 크게 낮아져 부사장급은 신상흥 부사장(57세)을 제외하면 대부분 50대 초·중반이다. 전무급엔 40대 후반이 많았다. 상무급에서는 벨기에 출신 외국인 요한 상무가 41세로 가장 젊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승진연한이 되지 않아 부사장 승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체 승진 규모는 줄었지만 연구개발 분야는 신규 임원 선임 규모를 확대했으며, 해외 영업 분야도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연구개발 분야는 지난해 신규 임원 선임자가 24명이었으나 올해 27명으로 늘었다. 해외 영업 부문은 17명에서 올해 16명으로 1명 줄었다. 해외 영업 분야 가운데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의 신규 임원 선임 규모는 지난해 5명에서 올해 7명으로 오히려 증원했다.
삼성전자는 또 TV·휴대폰 등 지난해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낸 사업 분야에서 과감한 승진 인사를 실시한 반면에 본사 지원 분야는 승진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TV 신규 임원 선임자는 지난해 6명에서 올해 10명으로, 휴대폰은 지난해 11명에서 올해 12명으로 각각 늘었다.
삼성은 전자를 포함해 그룹 전체로 부사장 승진 17명 등 총 247명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23명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삼성 관계자는 퇴직 임원 규모와 관련해 “구체적인 퇴직 규모를 밝힐 수 없으나 임원 인사로 그룹의 전체 임원 수는 지난해에 비해 약 10% 감소했다”고 말했다.
삼성 임원 인사에 이어 주요 계열사가 오늘부터 후속 일정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21일 세트와 부품 크게 두 개 사업 부문에 맞춘 조직 개편안을 발표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