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구조 재편 서막이 올랐다.
KT와 KTF는 20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KTF 지분 10.4%를 보유한 외국인 최대주주 NTT도코모도 이날 이사회를 개최했다.
KT와 KTF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오는 3∼4월 공정거래위원회 및 방통위 합병 인가 결정 이후 오는 5월 각각의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 KT’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합병예정 기일은 5월 18일이고 KT와 KTF 간 주식 교환비율은 1(KT) 대 0.719(KTF), 주식매수청구 행사가격은 KT 3만8535원, KTF 2만9284원이다.
이석채 KT 사장은 20일 “KT와 KTF 합병은 KT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IT 지평을 넓히기 위한 중요한 결정”이라며 “합병을 통해 우리나라 IT 산업 재도약을 견인하고 세계적 흐름인 컨버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사업자로의 변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사장은 “유무선 통신 통합을 바탕으로 통합 KT는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장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 KT’는 사업조직을 △개인고객 부문 △홈(가정)고객 부문 △기업고객 부문으로 구분하고 독립 경영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KTF는 개인고객 부문으로 독립 운영된다. ‘통합 KT’는 오는 2011년 20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을 비롯한 경쟁사업자 진영이 일제히 KT와 KTF 합병에 대해 ‘통합KT’로의 지배력 전이 차단과 필수설비 분리, 이동통신 마케팅 과열 방지 등을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합병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필수설비를 독점한 KT와 이동통신 2위 사업자 KTF 간 합병은 방송통신시장의 경쟁을 위축시켜 산업발전을 저해하고 소비자 후생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라며 합병 반대 입장을 공식 천명할 예정이다.
한편, 합병 인가를 결정하는 방통위는 KT와 KTF 합병인가 신청서 접수 이후 60일간 심사를 진행한다. 필요한 때에는 30일 연장한다. 방통위는 공정위 의견을 청취하고 KT·KTF 합병이 통신시장 및 경쟁 구도에 미치는 영향, 합병에 따른 소비자 편익 등을 검토해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심규호·김원배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