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제44대 미 대통령 취임

버락 오바마 제44대 미 대통령 취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 낮 12시(한국시각 21일 오전 2시)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모두의 자신감 회복과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과정에서 정확한 단어 선택과 명쾌한 의미 전달로 ‘연설의 명인’ 칭호를 받은 바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취임사에서 특유의 힘 있는 어조로 희망적인 미래 건설을 역설해 축하객들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미국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취임식을 세계 수십억명이 TV와 인터넷을 이용해 생중계로 지켜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21일 곧바로 내각과 백악관 경제팀을 소집, 경기 부양 법안의 의회 통과 대책을 논의하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내정자 및 수뇌부와 외교안보팀의 보고도 들을 예정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현지반응

 미국 IT 업계 종사자들은 버락 오바마 정부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미국 현지에서 만난 IT기업 종사자 대부분이 오바마를 ‘기술을 잘 아는 대통령’으로 인식했다. 부시 정부와 확연히 구분되는 통치 스타일을 전망하는 사람도 많았다.

 데이비드 헤스 시스코 마케팅 담당은 “1930년대 루스벨트 대통령은 고속도로와 철도 건설로 경기를 부양했는데, 오바마가 생각하는 21세기 고속도로가 바로 IT인프라”라면서 “오바마 정부의 출범은 IT산업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오바마는 건강 보험 제도(health care system)를 개선하기 위해 IT를 활용한 효율적인 정보 시스템 구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서버나 네트워킹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이언 하브너 모토로라 이사는 “모토로라 전임 CTO(파드마스리 워리어)가 연방 CTO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 중이어서 기대가 크다”면서도 “그런데 캐나다 제조업체인 림의 블랙베리를 계속 쓰려 하는 점은 서운하다. 미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미국산 휴대폰을 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IT 시장 조사기관 IDC의 로라 프리드먼 애널리스트는 “오바마는 중소 기업 육성을 중시한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IT 분야 중소기업들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 시대에 백악관에 불 변화의 바람을 전망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시장 분석 기관인 451그룹의 크리스 하젤턴 이사는 “블랙베리 광으로 알려져 있는 오바마는 IT를 활용한 빠른 의사결정을 중요시한다”면서 “물리적으로는 떨어진 그룹들이 IT인프라를 기반으로 서로 협력하는 ‘원격 협업(remote collaboration)’도 사회 곳곳의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올랜도(미국)=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