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전직원이 기존 전화기와 컴퓨터를 그대로 사용,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전사 규모의 통합커뮤니케이션(UC)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구축했다.
20일 관계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사 규모의 UC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구축, 경찰청과 항공대 등 5개 외청에 근무하는 2000여명의 모든 직원이 서로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게 됐다.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인 아리시스 측에서는 그동안 지자체 몇 곳이 UC를 구축하기는 했지만, 전직원이 모두 영상통화를 할 수 있도록 전사 규모의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경찰청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영상통화는 물론 컴퓨터상에서 직접 전화를 걸 수 있고, 한번에 일제지령도 내릴 수 있게 됐다. 또 조직도와 연동된 메신저와 팩스로도 쓸 수 있다.
교환기와 UC서버가 연동시켰기 때문에 전화기로 음성통화를 하면서 컴퓨터 화면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형태다.
1대 다자간 통화가 가능해 최대 20명까지는 동시통화도 가능하다. 통화를 하면서 문서회의도 할 수 있다. 또 32명까지 동시지령도 가능하다. 조직도와 연동해 해당 이름을 클릭해 메신저로도 활용할 수 있고, 필요한 팩스를 개인이나 집단에 보낼 수도 있다. 각 개인에게 개별 IP를 부여, 모든 직원이 개인 전화번호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말 그대로 못하는 것 빼고 다하는 도깨비 방망인 셈이다.
변종문 경찰청 경감은 “이번 시스템의 특징은 기존 전화기와 컴퓨터를 그대로 사용,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라면서 “단순 음성통화를 위한 전화기를 PC와 연동해 다양한 기능과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고성능 IP전화기를 대체했는데, 전자식 교환기를 대체하는 예산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번 사업에 이어 다음달까지 전국의 경찰 조직을 광대역통합망(BcN) 기반의 단일 유선통합망으로 묶는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각 지방청과 각 지구대까지도 IP교환기 교체만으로 본청과 같은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시스템이 완료되면 112신고도 영상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대국민 서비스로 확대해갈 방침이다.
경찰청 UC시스템을 구축한 이대섭 아리시스 사장은 “다른 공공기관은 IP교환기를 단순히 음성통화를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해 왔다”며 “경찰청 사례는 IP교환기를 통해 얼마나 다양한 통신서비스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