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가 서버 시장에 뛰어든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HP·IBM 등과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시스코가 이르면 오는 3월께 서버를 포함한 새로운 시스템 제품군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HP·IBM·델 등이 각축 중인 서버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신제품의 정확한 내용이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시스코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서버와 함께 번들 형태로 시스코·VM웨어의 네트워크 장비, 가상화 소프트웨어(SW)가 제공될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서버 시장을 겨냥한 시스코의 이 같은 행보가 기존 서버업체와 구축해온 우호적 공생 환경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고객확보를 위한 거대기업 간 전면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HP·IBM·델 등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 주요 업체들이 PC·서버·스토리지·SW를 팔면, 시스코가 네트워크 장비를 제공했다.
브렌트 브레이스린 퍼시픽크레스트시큐리티스의 HW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숱한 화두를 몰고 올 중요한 제품이 될 것”이라며 “향후 IBM·HP 등의 대규모 역공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가는 스위치와 라우터 등으로 400억달러의 매출과 65%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시스코의 새 행보에 우려를 나타냈다. 서버 시장이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데다 수익률도 네트워크 장비보다 떨어지는 분야인만큼 처녀진출의 위험부담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시스코의 패드마스리 워리어 CTO는 “우리의 비전은 단일 제품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일련의 제품군을 통한 ‘시장 전환(transition)’에 있다”고 밝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