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젊은 세대를 위한 양질의 고용](https://img.etnews.com/photonews/0901/200901210137_21022733_85341759_l.jpg)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에서 이공계 대졸자 취업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각 대학은 물론이고 전문학원 등에서도 다수의 전공인력이 배출되는 IT와 컴퓨터 분야는 더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국가역량을 강화하고 또 단기적으로는 고용 효과가 있는 방안을 찾아 하루빨리 시행해야 할 것이다.
해결책 중 하나는 이공계 대학원 석사 및 박사과정에 많은 젊은이가 진학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이다.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대학원에서 인력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한다면 미취업으로 인한 사회불안도 덜어지고 고급인력 양성도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행정인턴제도나 뉴딜정책 등 다양한 방안을 고안하고 있으나 창출되는 고용의 질도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고급인력들이 이러한 곳에서 상당기간 종사하게 된다면 본인의 전공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려 결국 경기가 회복될 때 원래의 전공분야로 찾아가지 못하고, 또 현재의 일자리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세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본인이나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 더욱 좋은 방법은 대학원에서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며 더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IT가 일자리를 줄였다고 생각하는 의견은 일부 분야에서 사실일 수 있으나, 기업이나 정부가 최신 IT를 적용해야 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적 요소다. 기업이나 정부 모두 타 경쟁주체보다 첨단의 IT로 무장해야만 살아남아서 현재의 고용을 유지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와중에 기존의 인력보다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 수 있으나, IT는 새로운 직업과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 수년간 창출된 포털회사, 게임회사, IT서비스업계, e마켓회사, 컴퓨터보안 업계, 각 회사의 정보화 분야 인력 등을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다. 불과 10∼20년 전에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기업분야와 이로 인한 고용이 창출되고 있다. 특히 IT 분야,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 분야에는 대학시절 다른 분야를 전공한 사람이 유난히 많다. 비전공자들도 학원 등에서 비교적 단기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소프트웨어, 콘텐츠 생성, SI 분야로 다수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즉, IT 분야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는 그만큼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아 타 전공자에게도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통합적인 순기능을 가진 우수한 고용을 창출하는 곳이다.
국가경쟁력 강화와 고용안정을 위해서도 정부부처 개편이나 정보화예산·국가 연구개발(R&D) 예산 편성 등에서 IT 분야가 결코 소홀히 취급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 소프트웨어분야 고급인력을 상당부분 흡수하고 있는 대형 IT서비스 업체가 더욱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 업체는 자체 인력은 매우 적게 투입하고 실제 개발인력은 중소 규모의 협력업체 인력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공공분야의 SI 프로젝트 발주 시 주 시행업체의 자체 투입인력 비율을 현재의 관행보다 상당부분 향상시킨 조건을 내건다면 대형 IT서비스 업체의 신규고용을 늘릴 수 있다. 물론 해당 업체에는 경영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국가와 사회를 위해 어느 정도 고통을 분담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기업이 고용창출을 위해 고통분담 노력을 솔선, 시행한다면 그만큼 국가와 사회의 찬사를 받을 것이다.
문영성 숭실대학교 컴퓨터학부 교수 overview@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