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을 위한 그린에너지 육성 실행전략이 나왔다. 민간기업과 정부가 4년간 모두 6조원을 투입해 전력IT·태양광·수소연료전지 등 그린에너지 15대 유망 분야를 집중 개발하고, 이를 발판으로 오는 2030년까지 선진국의 기술력을 넘어 그린에너지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에너지를 청정기반으로 옮기고, 차세대 에너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수출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란 점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무엇보다 이번 실행전략이 형식적인 구호에 그친 것이 아니라, 연도별로 개발·실용화 등을 명시한 이른바 타임테이블까지 제시됐다는 점에서 구체성이 더해졌다.
작년 9월 대통령에게 보고한 ‘그린에너지산업 발전 전략’의 후속인 이번 실행전략 수립 작업에는 삼성·LG·현대자동차 등 민간 기업 73곳이 참여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육성 전략의 사실상 주체인 민간기업에 필요한 시장 창출 등이 실행 계획에 고스란히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린에너지 역시 요체는 기술과 투자다. 기업이 글로벌 경쟁국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그에 소요되는 투자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이 그린에너지 산업 성공에 필수 과제다. 기술 분야는 전 세계적인 ‘그린 열풍’에 휩쓸려 가는 일시적, 단기적 개발로는 안 된다. 미래를 내다보고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선도전략이 요구된다.
세계시장이 모바일 IT기기용 2차전지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한발 앞서 하이브리드카(HEV)와 나아가 전기차(EV)에 이르는 미래 전지기술에 먼저 도전하고 성공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태양광전지도 우리의 뛰어난 LCD 양산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박막형 태양전지기술에 더욱 박차를 가해, 다른 나라보다 비교우위에 서야 한다. 전력IT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스마트그리드 시장에 도전한다면 더욱 큰 시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술력 우위는 그린에너지 시장 점유율 우위로 곧바로 연결될 수 있다. 투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시동을 걸고, 민간이 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는 순서가 돼야 한다.
정부는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민간의 투자 의욕을 배가하고, 투자 기회를 창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민간의 투자는 시장이 보일 때 움직인다. 그린에너지 분야도 새로운 시장 창출과 수요 만들기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구개발(R&D)로써 기술을 확보하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이 제품과 일자리를 만들고, 그 제품을 쓰는 수요가 생겨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만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인류 생존의 문제인 기후변화 관련 국제적인 움직임에 대해 이번 그린에너지 전략은 하나의 대응카드가 될 수 있다.
그린에너지 실행계획을 구체화하고 잘 실천하는 것이 국가이미지 상승은 물론이고 기후변화 관련 각국의 수입 규제 등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그린에너지가 국가의 품격을 말해주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