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영업방식을 기존 일반 가정(B2C) 시장에서 기업과 건물 등 기업간 거래(B2B)로 전환하면서 방송·통신 융합시장을 향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O들은 세대별 유료방송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판단, 개별 가구 이외에 병원이나 관공서·상가·중소기업 대상으로 영역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B2B 영업을 확대하면서 통신가입자 수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SO들의 B2B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향후 IPTV까지 확보한 통신사업자와의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업대상 시장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곳은 CJ헬로비전이다. 회사는 올해 사업계획에서 기존 B2C 중심 사업모델을 중소규모기업(SMB) 대상 B2B시장으로 확대한다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사업권 내 중소기업·병원·상가 등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키로 했다. 회사는 전용선·인터넷전화 대응 강화를 위해 컨버전스사업팀·기술팀 등 관련 조직의 정비도 마쳤다.
방송에서는 병원이나 학원·호텔·상가 등에 특화된 패키징 상품으로 대응키로 했다. 은행이라면 금융·증권 등을 위주로 몇 개 채널을 심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형 유치원이라면 어린이 전용 채널 위주의 방송 상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개별가구는 이미 포화상태로 기업용 시장에서 방송가입자를 확대하면서 전용선·인터넷전화 가입자 수도 신규로 확대하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씨앤앰도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 중심의 B2B 대응을 강화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권 내 PC방, 사업체 대상의 소규모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전용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번호이동을 계기로 인터넷전화의 경우도 개인은 물론, 중소기업 등에서 문의가 크게 늘고 있어 관련 사업부서를 확대 개편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티브로드·HCN·큐릭스 등도 전용선과 인터넷전화 위주의 B2B 대응을 강화하는 추세다. 다만 CJ헬로비전처럼 새로운 채널 패키징을 통한 방송상품 확대까지는 아직까지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자칫 시청자가 일부 채널을 선택해 보는 ‘알라카르테’의 초기 모델처럼 비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케이블 SO들은 사업권역 내에서만 사업을 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사업장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기업이나 프랜차이즈 등으로 영업대상을 확대하는 데는 제한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업계 고위 관계자는 “MSO들이 지역적 한계를 넘기 위해 SO들 사이에 사업협약을 맺거나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과 적극 연계하면서 새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 등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