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사내 모든 유선전화를 걷어내고 스마트폰 기반의 무선전화로 전사적 기업통신시스템을 구축해 이르면 내달 개설한다. 사무실 통신환경을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전면 대체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며, 국내에선 처음이다. 효용성이 입증되면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여 기업 통신환경에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삼성전자(휴대폰), 모토로라(무선랜), KTF(이동통신서비스)를 사업자로 선정, 2월 가동을 목표로 사내 통신시스템을 스마트폰 기반의 무선전화로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비공개로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 대기업 사무실에서 유선전화가 사라지는 첫 사례가 곧 등장하게 됐다. 특히 삼성증권은 스마트폰의 특성을 살려 스마트폰으로 메신저는 물론이고 e메일, 삼성그룹 그룹웨어까지 사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총소유비용(TCO) 차원에서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알려지면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이미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3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시험 운용에 들어갔다. 시험 운용이 끝나고 2500여명의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 삼성증권 본사는 물론이고 전 지점에서도 유선전화가 사라지게 된다.
삼성증권 모든 직원은 미라지폰(SPH-M4700) 하나로 사내에서는 인터넷전화(VoIP), 밖에선 휴대폰으로 사용하게 된다. 사내에서 VoIP로 통화하다가 회사 밖으로 나오면 자동으로 WCDMA망으로 전환된다.
삼성증권 직원이 사용할 스마트폰은 블랙잭의 후속 모델인 삼성전자의 미라지폰(SPH-M4700)으로 결정됐다. 미라지폰에는 WCDMA망과 무선랜(와이파이) 간의 신호를 끊김 없는 이어줄 수 있는 솔루션이 탑재됐다.
삼성증권 직원들은 스마트폰으로 메신저와 e메일, 그룹웨어까지 쓸 수 있게 돼 언제 어디서나 회사와 동일한 여건 아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대고객 서비스가 많은 증권사의 업무 특성에 안성맞춤이다.
KTF 고위 관계자는 “안정성이 생명인 증권사에서 유선전화를 사실상 퇴출하면서 향후 많은 기업의 통신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30개가 넘는 기업이 긍정적인 관심을 보여 기업 사무실 통신환경이 무선으로 대체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