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폭풍이 다시 한번 미국을 덮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AP,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에서 주요 기업이 7만명 이상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서만 총 20만명이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3위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은 비용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14%에 달하는 8000명을 줄이겠다고 26일 밝혔다. 스프린트넥스텔은 모든 직급, 전 분야의 직원을 대상으로 감원을 진행해 3월말까지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댄 헤스 스프린트넥스텔 CEO는 성명을 통해 “감원은 가장 어려운 결정이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이 감원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로 인해 연간 12억달러의 운영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견조한 실적을 자랑해 온 IBM도 감원 한파를 비켜가지는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IBM은 지난주 영업 및 소프트웨어 그룹을 상대로 최소한 280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 신문은 IT업계 공룡의 해고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부분의 임원들이 탄생하는 핵심 부서인 영업 조직과 가장 높은 이익 구조를 자랑하는 소프트웨어 그룹의 구조조정은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미국 2위 반도체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는 전체 인력의 12%에 해당하는 3400명을 줄인다. 리치 템플턴 TI 회장은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지출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라며 감원 배경을 밝혔다. TI는 올해 3분기까지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매년 7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날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는 2만명, 주택용품 판매업체인 홈디포는 직원 7000명과 디자인전시사업인 엑스포 부문을 폐쇄하기로 하는 등 다수 업체의 구조조정안이 쏟아졌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감원 계획을 발표한 기업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많은 미국인들이 좌절을 겪고 있다”며 “수백만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만들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겠다”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