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생활과 생존을 위한 수단이자 직업의 가치와 경제 상황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도 비춰진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IT 분야 종사자의 임금이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또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기업 파산과 구제금융·감원 등이 잇따랐던 지난해 IT 분야의 임금 수준은 크게 후퇴했을까. 비즈니스위크는 이 같은 질문에 ‘샌프란시스코’와 ‘런던’ 그리고 ‘임금 수준의 상승’이라는 답을 전했다.
◇역시 실리콘밸리=시장조사업체 페이스케일의 조사에 따르면 IT 분야 종사자의 임금이 가장 높은 미국내 도시로 샌프란시스코가 꼽혔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영국 런던이 수위를 차지했다. 이들 지역의 대형 기술센터 근무자는 미국내 평균보다 33% 이상 많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는 SW개발자·IT프로젝트관리자 등 10개 직군에서 미국내 5대 기술도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공룡 구글과 컴퓨터업체 애플 본사가 있는 이 곳에서 최고 연봉의 직군은 13만6000달러(약 1억8900만원)의 SW개발관리자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IT 직군은 헬프데스크 전문가로 한해 5만3300달러를 벌어 들였다.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이 있는 시애틀에서는 SW개발자들이 평균 8만8400달러(약 1억2300만원)의 연봉을 보이며 역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 밖으로 눈을 돌리면 런던(영국)·시드니(호주)·토론토(캐나다)·벵갈루루(인도)·싱가포르 등 5개 기술 중심 도시 가운데 런던이 가장 높게 조사됐다. 런던의 IT프로젝트매니저는 미국내 동일 직군 평균보다 30% 많은 10만7000달러(약 1억4800만원)의 임금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임금 오히려 늘어=비록 글로벌 경기 침체의 한파를 맞아 세계적인 IT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거세지만 지난해 IT 분야 종사자들의 임금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정보 및 경력관리 전문업체 다이스(Dice)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기술 전문직 임금은 전년 대비 평균 4.6% 오른 7만835달러로 집계됐다. 보안분석가 직군은 평균 8.4% 올라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SW엔지니어는 7%,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6.6%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산업 분야 별로는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가 9.4% 늘어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인터넷서비스 분야가 8.8%로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다이스의 톰 실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고용주를 대상으로 올해 임금 전망을 물은 결과, 약 25%가 임금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며 이 같은 양상이 올해까지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페이스케일의 디렉터인 알 리도 “최근 해고된 인력들이 임금 수준을 낮춰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며 “올해 연간 증가세가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늘어나는 공공 분야 일자리=다이스의 게시판에 올라오는 구인광고는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35% 줄어 들었다.
실버는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새 구인공고는 지난해 1월의 절반 수준인 2700개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조적으로 워싱턴-볼티모어 지역의 구인공고는 대략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7400개에 달했다. 이 지역 구인공고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정부와 공공 부문의 늘어나는 일자리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