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는 편견은 이제 접어야 한다. 최근 청소년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을 이용해 교육은 물론이고 부모와의 대화 유도, 치료까지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숨겨진 게임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미지 연상법, 글자 풀이법, 학습만화까지….
한자를 배우는 데 효과적인 방법은 많지만 정작 시험을 준비할 때는 10번씩 쓰고 있지 않은가. 쓰기 공부가 좋다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5급 시험 500자를 준비하려면 5000번이나 써야 하고 4급 1000자에서는 1만번이나 써야 한다. 이렇게 공부하면 금방 질려버리고 만다. 쓰다가 지친 학생들을 위해 10번 쓰기 대신 10번 보고 듣기를 제안하는 온라인게임이 있다.
NHN(대표 최휘영)의 ‘한자마루’는 2D 횡스크롤 온라인게임(MORPG)과 교재를 활용한 한자 학습이 결합된 온오프라인 연동 에듀테인먼트 서비스다. 플레이 과정에서 한자를 반복적으로 보고 듣게 돼 자연스러운 학습 효과가 나타나는 게임으로, 1분기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게임은 뇌의 원리를 이용했다. 우리 뇌는 많이 보고 많이 들은 것을 기억하도록 돼 있다. 부모들은 ‘용(龍)’이라는 한자를 대부분 읽을 수 있다. 용은 영화나 출판물에서 자주 쓰는 한자기 때문이다. 한자마루는 구조적으로 학습자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몬스터에 한자를 배치, 많이 보게 한다. 게다가 몬스터를 공격하는 순간 출력되는 훈음 사운드는 한자를 눈으로 볼 때보다 강한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게 돕는다.
한자마루에서는 사냥으로 한자를 익히는 것 외에도 한자 합성의 원리를 알 수 있게 했다. 명(明)은 일(日)과 월(月)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한자의 80%는 이런 원리로 만들어진 회의자와 형성자다. 한자마루에서는 사냥 중 습득하는 한자 합성 스크롤로 원리를 이해하게 한다.
한자는 몇 번 썼다고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다. 다른 공부도 마찬가지로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만이 어느 날 몰라보게 향상된 실력을 체험하는 과목이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중간에 포기하기 일쑤다. 이에 한자마루는 보상을 빠르게 줄 수 있는 온라인게임의 장점을 이용해 한자 학습의 지루한 부분을 개선했다. 즉, 퀘스트나 아이템, 스킬 등 다양한 장치로 빠르게 보상해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 기존 학습법은 나무 목(木)자를 10번 썼다고 특별한 보상을 주지 않지만 한자마루는 아이들이 아이들이 명(名)과 품(品)을 모으면 명품을, 우(雨)와 의(衣)를 모으면 우의 아이템을 주는 방식으로 학습자의 행동을 칭찬한다.
한자마루에는 일정 구간마다 중간 캠프가 존재한다. 중간 캠프에서는 그동안 배웠던 한자를 다시 복습할 수 있는 던전으로 통하는 길이 있으며 다음 던전으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다.
한자마루는 게임과 함께하면 학습효과가 배가되는 학습지까지 운영한다. 게임 매뉴얼 형태로 제작돼 아이들에게 친근한 학습지다. 실전 모의고사를 거쳐 한자능력검정시험에 대비할 수 있고 연재만화를 보면서 한자와 친해질 수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