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과학기술인으로 산다는 것](https://img.etnews.com/photonews/0901/090129054435_1032886886_b.jpg)
한 해가 시작됐다. 주변에서 힘들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하기도 하고 취업이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언제까지 회사에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넋두리도 낯설지 않다. 그렇기는 하지만 정말 우리나라의 앞날에는 힘들고 답답함만 있을까.
아니다. 미래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신성장동력 비전 및 발전 전략, 녹색기술 연구개발 종합 대책, IT 뉴딜 정책 등이 앞다퉈 발표되고 있다. 불황의 터널을 통과한 미래는 지식기반 사회가 될 것이다. 누가 미래를 주도적으로 준비해야 할까. 우리 과학기술인, 우리 정보통신인이 아니겠는가. 꿈은 과학기술인의 창조정신으로 이뤄진다.
우리에게는 IMF 사태라는 큰 고통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다. IMF 사태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휴대폰·LCD·반도체 등 디지털 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함으로써 IT 강국을 만들었듯이, 지금의 국가적인 위기를 우리나라가 새롭게 발전할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금은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시대다. 기술과 지식재산이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사회 환경도 정보화와 지식화가 대세다. 창의적인 사고와 과학기술의 보유 유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세계 각국도 이러한 추세를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배려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식시대의 리더는 당연히 과학기술인이다. 지식시대를 이끌 책무를 우리 과학기술인이 가지고 있다. 과학자는 꿈에 익숙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학기술인의 특성은 위기일수록 빛나게 된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비결을 발견하고 이를 사회에 전파하면서 이끌어 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식사회 초기지만 창조적 사고와 아이디어가 미래를 이끌 것이다. 과학자의 꿈이 미래며 꿈을 꾸는 가운데 미래가 그려질 것이다. 미래를 꿈꾸며 갈구하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과학기술인은 영원히 젊을 수밖에 없다.
남이 장군이 젊음의 호연지기를 가지고 외친 시가 있다.
‘白頭山石 磨刀盡(백두산석 마도진)/頭滿江水 飮馬無(두만강수 음마무)/男兒二十 未平國(남아이십 미평국)/後世誰稱 大丈夫(후세수칭 대장부)’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없애고 두만강 물은 말에게 먹여 없앤다. 남아 이십에 나라를 평안하게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하겠는가’라는 내용이다.
마음이 젊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인의 가슴에서 국가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살아나야 한다.
밝게 다가올 지식정보사회 앞날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인이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활용 방안이 마련돼야만 한다. 국가적 목표를 향해 단합하고 전진하는 새로운 과학적 리더십을 차용, 국가 미래 비전을 설계하고 이를 추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투자를 통해 국가 비전 설계, 기술 개발 추진, 인력 양성 및 상용화 지원 등 통 크고 장기적이며 통찰력 있는 일관된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마음이 젊은 과학기술인의 의무다.
손승원 ETRI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 swsohn@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