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게임업계도 `비상경영`

 포털과 게임 업체가 채용 축소와 감원에 나섰다. 또 수익을 내지 못하는 서비스는 정리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잘 나가는 산업도 불황을 비껴가지 못하고 사실상의 비상경영에 돌입한 셈이다. 일자리 만들기 효과가 큰 포털과 게임 업계의 비상 경영은 가뜩이나 좁아진 채용 시장을 바늘구멍으로 만들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N과 다음 등 주요 포털은 예년에 비해 채용을 축소했다.

 NHN은 올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61명을 선발했다. 이는 200명을 선발한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비해 약 70%가 줄어든 수치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NHN 신입 공채 인원이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활발히 이뤄지던 NHN의 경력사원 공채는 아예 끊겼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지난해 하반기 경력사원과 신입사원을 합쳐 총 78명을 채용, 최근 2년 동안 최소를 기록했다. 다음은 지난해 상반기 총 144명을 채용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2005년부터 30명 내외의 신입사원을 뽑았지만 올해는 단 10명에 그쳤다.

 포털의 채용 축소로 인한 서비스 운영 인력 부족은 서비스 폐지 및 통합으로 이어졌다. NHN은 지난 연말 해외 문화정보를 제공하는 ‘월드타운’ 서비스를 중단한데 이어 ‘모자이크’ 등 8종의 서비스를 종료했거나 종료할 예정이다. 다음은 ‘히트UCC’와 ‘세계엔’ 등 3개 서비스를 접었다.

 게임 업계는 채용 축소보다 기존 임직원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업계 선두 기업 중 하나인 넥슨은 사업부를 중심으로 상당수의 인력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넥슨은 흥행에 실패한 게임 관련 인력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CJ인터넷은 개발부서 위주로 전체의 15%에 해당하는 인력을 줄였다. YNK코리아와 예당온라인 역시 최근 조직개편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게임 업계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임도 과감히 접고 있다. NHN은 최근 무려 10개의 온라인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중 7개는 채널링 계약 만료에 따른 조치지만 흥행 부진으로 인한 중지도 3개나 된다.

 넥슨도 ‘우당탕탕대청소’와 ‘빅샷’ 등 두 개의 게임을 최근 접었다. 엔씨소프트는 ‘SP잼’과 ‘스매시스타’를, 네오위즈게임즈는 ‘듀얼게이트’의 서비스를 내렸다.

 박재민 바이넥스트창업투자 부장은 “포털이나 게임 업종의 비상경영은 당장의 생존을 위한 조치라기 보다는 장기적 성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며 “IT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정부의 시각이 맞물리면서 업계가 보수적인 경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콘텐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