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판 미네르바(?)”
최근 미국 월가에 선량한 투자자들을 울리는 다단계 금융사기가 판을 치면서 한 투자자가 대형 사기 사건을 인터넷에서 미리 경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로이터는 최근 뉴욕 롱아일랜드의 투자 회사인 아가페월드의 니콜라스 코스모 사장이 금융 사기 혐의로 체포되기 4개월 이전에 하워드 스티븐스라는 한 투자자가 사기 방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미리 이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니콜라스 코스모는 1500명의 투자자들로부터 총 3억7000만달러의 투자금을 모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하워드 스티븐스는 4개월 전 ‘hBomb’라는 아이디로 금융 사기 피해자 사이트(www.scamvictimsunited.com)에 “아가페월드는 100% 사기”라며 “절대 돈을 투자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이 투자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겉만 번지르르하고 비전문적인 아가페월드의 사무실과 업무 형태를 직접 목격한 뒤 이같은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외신은 이 사이트 외에도 지난해부터 기존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신규 투자자의 수익을 충당하는 일명 ‘폰지 수법(Ponzi scam)’이 극성을 부리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온라인 사이트 운영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하워드 스티븐스가 글을 올린 금융사기희생자연합 사이트 운영자는 “니콜라스 코스모 체포 발표 이후 30분만에 사이트 방문자가 2000명에 육박했다”고 말했다.
비영리 사기 범죄 방지 사이트(www.fraudaid.com)를 운영하는 애니 맥과이어는 “최근 경제 불황으로 인해 금융 사기를 당한 뒤 사이트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또다른 비영리 사이트(www.scamwarners.com)의 운영자인 질리언 제라드는 “지능적이면서 국제적인 금융 사기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는 구체적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