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허의 늪’ 더이상 밟지 말자

 일본 발광다이오드(LED) 전문업체인 니치아와 서울반도체의 지루한 특허침해소송이 결국 특허를 양사가 공동 사용하는 ‘크로스 라이선스(Cross License)’로 합의됐다. 지난 3년간 세계 5개국에서 진행한 특허소송을 지난 주말부로 모두 중단하고, 양사가 갖고 있는 LED와 레이저 다이오드에 관련한 수천건에 달하는 특허를 양사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서울반도체와 니치아의 특허소송건은 일본·미국·유럽을 오가며 특허공방의 대표 사건으로 부각됐다. 그동안 인적·물적 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장기간의 소송은 자존심을 건 소모전 양상으로까지 비화되고, 대리전 양상까지 띠었다. 결국 ‘크로스 라이선스’라는 해답을 얻기는 했으나 그간의 손해를 따져보자면 누구도 남는 장사라고 자신할 수는 없다.

 특허는 IT 업체에 피해갈 수 없는 늪이다. 헛발을 디디면 사업자체가 불가능하고 그간의 모든 권리가 물거품이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알기에 적자생존의 산업계 곳곳에 ‘특허 올무’가 숨어 있다. 완성품 하나에 수천개의 특허가 걸려 있는 산업분야는 특허를 피해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허기술의 성격 역시 해석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되는만큼 한 번 공방이 붙으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기업으로서는 인적·물적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법적 제재가 가해지는 소송을 본 체 만 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최선의 방법은 먼저 특허를 등록하는 것이며 이미 등록된 특허는 상대인이나 기업과 적절하고 빠른 합의에 도출하는 것이다. 허점을 찾아 맞소송하고, 이어 또 다른 소송이 이어지는 소송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기업의 생산성 향상은 기대할 수 없다. 서울반도체와 니치아의 소송 해결은 소송에서 적절하고 빠른 합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