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에서 회원들이 비공개로 설정한 사진이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주형철)가 서비스하는 싸이월드의 ‘추억의 사진 폰전송 이벤트’ 도중 이용자가 미니홈피에 비공개로 설정한 폴더의 사진을 일촌들이 볼 수 있는 사고가 발생했다.
SK컴즈는 지난 2일 오후 11시 30분에 처음 고객 불만을 접수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3일 새벽 4시에 해당 페이지를 닫았다.
노출된 사진은 이용자가 미니홈피 사진첩에서 비공개 폴더에 담긴 사진 중 전체공개를 한 사진에 해당되며, 일촌들만 열람할 수 있다.
SK컴즈 측은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을 총 130여명으로 파악했다. 싸이월드 회원의 평균 일촌 수가 35명 남짓인 점을 감안할 때 이벤트 참가자 모두가 사진을 봤을 경우 최대 4500여명의 비밀 사진이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벤트 비공개로 설정된 사진을 저장할 수도 있어 개인 사생활을 침해한 사진이 악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 KBS 아나운서 박지윤, 가수 보아 등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비공개로 한 사진이 해킹으로 유포된 후 사생활이 알려져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친구와 친구애인의 사진을 봤다’ ‘여자친구의 전 남자친구 사진을 봤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다음 ID P**라는 네티즌은 “어떻게 보면 싸이월드 측은 자신들의 장사를 위해서 회원들의 사생활을 팔아먹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SK컴즈는 사고 원인을 담당자의 실수로 파악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담당자가 이벤트 페이지에서 이용자가 사진첩 폴더를 열 때 비공개 폴더를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는데 실수했다”며 “이벤트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비공개 사진이 노출될 가능성을 고객불만이 접수되기 전까지 2주 가까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SK컴즈 측은 “사과 공지를 올린 후 최대한 빠른 조치를 할 것”이라며 “해당 이벤트 지속 여부는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