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온미디어와 CJ미디어의 사업전략이 뚜렷이 엇갈리고 있다.
미디어시장이 플랫폼의 다양화와 광고시장의 침체를 동시에 겪고 있는 가운데 온미디어는 사업다각화와 수익위주의 전략으로 새 미디어 환경 극복에 나서고 있는 반면, CJ미디어는 자체제작 확대와 해외 진출 등으로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실 경영 vs 투자 확대=회사 수익성 측면에서 온미디어는 2001년 이래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반면 CJ미디어는 지난 2006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의 수익성 차이에 대한 해석은 각각이다. 온미디어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여성·애니메이션 등 장르별 1위채널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회사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실 위주의 수익경영이 강조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CJ미디어는 80%가 넘는 자체제작 비중의 채널 tvN 등 공격적 투자가 이뤄진 것이 경영지표 악화의 배경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적 이익보다는 적극적 투자를 통해 중장기 관점에서 회사의 모양세를 더 중시하는 경영을 해왔다”고 밝혔다.
◇다각화 vs 집중화=온미디어는 올해 사업 계획에서 지난해 시작한 여러 인터넷TV 포털과 온라인 게임 등으로의 신규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새해 쇼핑몰 사업으로까지 인터넷 사업 확장을 준비중이다. 반면, CJ미디어는 올해 키워드로 ‘자체 제작’을 내세웠다. HD영상물 제작강화·자체 채널의 경쟁력 확대 등 ‘본업’에 보다 충실하겠다는 설명이다.
해외 공략에서도 두 회사 차이는 뚜렷하다. 온미디어는 해외 법인이 없다. 개별 프로그램 위주로만 수출을 진행해왔다. 수출이 회사의 주력 방향도 아니며, 호평 받는 프로그램의 수출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반해 CJ미디어는 이미 지난 2005년 Mnet재팬을 시작으로 채널의 직접 해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올해 아시아 8개국에 tvN아시아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내수 한계를 해외에서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적극적 영토확장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IPTV와의 접목=국내 유료방송시장에 대한 접근도 차별적이다. 온미디어는 PP 가운데 가장 먼저 KT와 채널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LG데이콤과도 콘텐츠 공급 협상을 진행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 플랫폼 시대에 맞춰 좋은 조건이라면 가능한 많은 사업자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면 CJ미디어는 뒤늦게 SK브로드밴드와 콘텐츠공급 협상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 성과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온미디어는 지난 2003년 이후 김성수 대표가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회사 내실을 다지면서 성과창출에 강한 CEO라는 평. CJ미디어는 지난 1월말 삼성영상사업단·CJ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역임한 김주성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세웠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