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휴대폰 진군나팔` 멈춰서는 안된다

 지난 2007년 2월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3GSM 행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의 휴대폰 판매량을 지금의 3배로 늘려 선두 노키아를 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옛날 당나라 태종의 신하 위증이 세상을 바꾸는 데 1년이면 족하고 3년이면 늦는다고 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전자도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빅3로 등극했다. 삼성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16.2%로 2007년보다 2.7% 증가했으며 LG도 8.3%로 전년보다 1.5% 늘었다. 부동의 세계 1위 노키아는 지난해 38.6%로 2007년보다 1.8%포인트 올려 여전히 지존임을 과시했지만 LG전자의 경쟁 상대인 모토로라는 13.4%에서 8.3%로 무려 5.1%포인트나 추락했다. 이로써 세계 휴대폰 시장 1, 2위 업체인 노키아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지난 2007년 23.3%에서 22.4%로 좁혀졌다. 경쟁사들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우리 휴대폰업체들의 선전은 매우 자랑스럽다.

 특히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는 이윤우 부회장과 함께 투톱이 된 최지성 DMC 총괄 사장의 앞날을 밝게 해주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빅3 진입이라는 오랜 숙원을 이룬 LG전자는 더욱 자신감을 갖고 올해 ‘휴대폰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문제는 올해다. 지난 연말부터 몰아닥친 경기 침체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 급격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의 방심은 추락을 의미한다. ABI의 긍정적인 평가는 한편으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라는 사실을 삼성과 LG는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