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고폰 무료 캠페인 실효성 높여야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중고 휴대폰을 무료로 제공하는 캠페인이 실효성 논란을 부르고 있다. 정부는 애초 중고 휴대폰의 재활용을 통해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을 막고 저소득층의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정책 목표 아래 이통 3사와 공동으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이용 신청자가 100여명에 그쳤다. 4000만대 이상이 보급된 상황을 고려하면 정책 취지가 무색할 지경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예견됐다. 우선, 번호이동과 약정가입으로 최신 휴대폰을 사실상 무료로 얻을 수 있는데 중고 휴대폰을 사용할 리 만무하다. 절차도 까다롭다. 중고폰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읍면동 자치센터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를 발급받은 이후 이통사 직영점에 가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오히려 임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

 정부의 정책적 목표가 국내 휴대폰 이용 실태와 환경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중소폰 무료 제공 대상을 이달부터 차상위 계층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규 가입자에 이어 기기변동 가입자에게도 중고폰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전히 회의적이다. 신규폰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다 중고폰 보급과 관련한 홍보가 제대로 안 된 탓도 크다.

 오히려 저소득층에 요금 감면 혜택 폭을 넓히는 방법이 낫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재활용이나 정보격차 해소 차원이라면 중고폰을 제3세계에 수출하거나 제공하는 게 낫다는 얘기도 있다. 이제라도 정부는 중고폰 보급 정책을 애초의 정책적 목표는 물론이고 휴대폰 제조업을 포함한 산업적 이해득실 차원에서 다시 한번 꼼꼼히 들여다보는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