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KT·KTF 합병으로 이용자 및 경쟁사업자의 일방적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다.
두 회사는 KT·KTF 합병으로 △ 필수설비를 바탕으로 한 지배력 전이 및 강화 △ 결합상품 판매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 및 전이 △ 가입자 정보 통합을 통한 지배력 확대·전이로 시장경쟁 제한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는 KT가 보유한 필수설비와 유선전화 가입자 등이 SKT가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할 당시에 지배력의 원천으로 지적된 800MHz 주파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두 회사는 공정위 주최로 4일 열리는 반KT진영 간담회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KT·KTF 합병 반대 의견서를 3일 제출했다. 이에따라 KT·KTF 합병에 대한 논란은 공정위의 심사대에 공식적으로 오르게 됐다.
두 회사는 의견서를 통해 KT가 필수설비 제공을 사실상 거부하는 방법으로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등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KT 관계자는 “지난 해 SK브로드밴드가 KT에 신청한 설비제공 요청에 대한 승인율이 14%에 불과했다”며 “이로 인해 서비스 제공을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펨토셀(Femtocell) 등 미래 신규서비스 영역에서의 경쟁사업자 배제 가능성도 지적했다. SKT는 이동통신사업자가 펨토셀을 설치하기 위해 유선통신 사업자의 필수설비를 이용해야 한다며 ‘합병 KT’에 펨토셀 필수설비 동등제공 의무를 부여하더라도, 비차별적으로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결합상품 판매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 및 전이와 관련, 두 회사는 이동성이 낮은 90%의 유선전화 가입자에 기반한 KT의 독점적 시장지배력이 결합상품을 매개로 이통시장 등으로 전이, 관련 시장에서 독주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합병 KT의 결합상품은 역무별 원가 및 할인 수준 등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경쟁사업자에 대한 동등제공 및 요금 규제의 실효성이 상실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민영화 이전부터 축적해 온 방대한 가입자정보를 KTF의 가입자정보와 하나로 통합 관리, 사실상 전 국민을 아우르는 방대한 가입자 정보를 확보하게 돼 모든 경쟁부문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두 회사는 이외에도 그간 통신시장 불공정경쟁 및 설비활용도 저해요인으로 지적된 필수설비 등 KT 지배력의 원천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심사에서 일반적인 모회사·자회사의 합병과는 달리, 합병으로 새롭게 발생하거나 강화되는 경쟁제한성은 물론 모·자회사 관계 성립이후 발생, 관련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경쟁제한성에 대하여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