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데이타, 미국서 IPTV 서비스

 이르면 올 하반기에 미국에서 인터넷TV(IPTV)로 MBC와 SBS 등 지상파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현지 동포는 물론이고 현지 아시아계 미국인까지 한국 방송 시청 욕구가 높은 편이어서 방송의 세계화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가 지상파방송과 콘텐츠 계약을 맺고 해외에서 IPTV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흥행 여부에 따라 KT·LG데이콤·하나로텔레콤과 같은 IPTV사업자의 해외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8일 업계와 관계기관에 따르면 포스데이타는 오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셋톱박스 업체 셀런, 솔루션 업체 아카넷TV 등과 함께 자본금 120억원 규모로 설립한 합작법인을 출범하고 IPTV 서비스를 본격 개시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우선 지상파 드라마, 연예·오락 프로그램 등을 주문형 비디오(VoD) 형태로 제공하고, 하반기부터 실시간 지상파 방송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포스데이타는 이를 위해 국내 처음으로 MBC, SBS 등과 IPTV 해외 판권계약을 체결했다. KBS와는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LA에 본사를 둔 합작법인은 포스데이타가 지분 60% 이상의 대주주로 경영전반을 책임진다. 셀런은 셋톱박스 공급을, 아카넷TV는 솔루션 개발을 각각 맡았다.

 포스데이타는 우선 한인 교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가입자를 확보한 뒤 점진적으로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미 출입국이 집계한 미국 내 한인 거주자 수는 70만가구, 220만명에 달한다. 포스데이타는 여기에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열광하는 중국·일본·필리핀·베트남 아시아계 미국인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면 승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포스데이타는 올해 2만∼3만 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가 2∼3년 내 20만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데이타 관계자는 “미국 내 IPTV 서비스를 준비 중이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데이타 미국 IPTV 서비스는 월 30달러의 월 정액제로 제공되며, 가입자 2만명을 돌파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노익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정책과장은 “지금까지 중소업체가 해외에서 몇몇 영화 판권을 갖고 VoD 사업을 펼친 사례는 있지만 대기업 계열사가 지상파방송과 콘텐츠 계약을 맺고 해외에서 대대적으로 IPTV 서비스를 펼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포스데이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화 VoD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IPTV 베타테스트를 펼쳐 왔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