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완용 이사장의 쌍용정보통신 사장 사임에 따라 소프트웨어(SW)공제조합 이사회 수장도 바뀌게 됐다. 오는 25일 조합은 총회를 통해 새로운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송 이사장은 정부를 포함한 조합원과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아온 SW공제조합을 바로 잡기 위해 상당한 수술을 감행한 바 있다. 개혁을 채 완성하지 못한 채 갑작스레 수장이 바뀌게 된 SW공제조합의 향방은 어떻게 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합이 앞으로 SW기업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SW공제조합의 총회는 시끄럽기로 유명하다. 총회 시간이 3∼4시간은 기본이다. 심지어 인신공격까지 난무할 정도다. 여느 단체나 협회와 달리 SW공제조합은 기업의 지분 출자로 이뤄진다. ‘돈’과 연결되어 있으니 이익을 꼼꼼히 챙길 수 밖에 없다.
SW공제조합 총회에 조합원들이 언성을 높이는 것은 투자 대비 ‘이익’ 또는 ‘효용’이 높지 않아서다.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주가가 폭락한 기업의 주주총회장이 시끄러운 이유와 같은 이치다. 역대 이사장들은 총회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조합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이익을 회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출자 금액에 따라 보증 등의 서비스 이용 한도가 달라진다. 출자한 만큼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만큼 이익을 되돌려 받아야 하지만 조합에는 그런 제도가 없다. 2007년에도 이익잉여금은 23억원, 대손충당금을 포함하면 56억원 정도 흑자가 났으나, 지출을 늘려 손익분기를 맞췄다.
이에 대해 공제조합은 정부 자금이 투입돼 있어 배당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을 반복할 뿐이다. 대신 조합은 이익을 되돌려 받아야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해외 전시회 관람을 지원해 주고 있다. 지난해에도 런던과 프랑스 보안 전시회 관람을 했다.
이 마저도 가지 않을 경우에는 기업들은 돈을 버리는 꼴이 되기 때문에 ‘외유’ 정도로 생각하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외유보다는 사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지만, 이러한 외유성 프로그램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비영리 기관이라는 것 때문에 지난해 수입과 지출을 모두 122억원 가량으로 맞춰놓은 것 같은데 이것은 0으로 맞추기 위해 예산을 너무 많이 계상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익의 상당수는 공제조합 직원들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하는 조합원도 적지 않다.
한 직원의 경우 월급 외에 학자금 지원 등 복리후생 명목으로 1000만원 이상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 2008년 지경부 감사때 알려지기도 했다.
창립기념일 축하금만 해도 2007년에는 직원들이 15만원씩을 받았지만, 2008년에는 예산이 늘었다는 이유로 20만원을 받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신이 내린 마지막 직장’이라는 비유를 하기도 했다.
과거 조합을 탈퇴한 한 CEO는 “배당을 못한다는 이유만 대고 있지만 사실상 기업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이라며 “위험부담을 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