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도메인 선점 위해 관련 기업 뭉친다

 한글 도메인 확보를 위해 국내외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인 디지털네임즈·하우앤하이와 싱가포르 업체인 IDNS는 한글 최상위 도메인을 선점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국제 규약에 맞는 시스템 구축, 심사 비용 마련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글 최상위 도메인은 현재 인터넷 주소에 쓰이는 ‘.net’이나 ‘.com’ 대신 ‘.한국’과 ‘.기업’처럼 한글을 쓰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회의에서 다국어 도메인 이용을 결정하면서 이르면 올해부터 한글로 된 인터넷 주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가 도메인인 ‘.한국’은 국가 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 확실시되지만 ‘.기업’이나 ‘.학교’와 같은 일반 도메인의 경우 해외 기업이 선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ICANN에서는 도메인 등록 사업 대상을 ‘도메인 등록과 관리 경험이 있는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국내 업체에는 최상위 도메인을 관리해본 경험이 있는 업체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는 한글 최상위 도메인을 해외 기업에 뺏겨서는 안된다는 인식에는 공감했지만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지는 못했다. 후이즈·가비아·아이네임즈 등은 해외 도메인 등록을 대행해주는 회사고, 넷피아·디지털네임즈는 한글 주소 서비스 제공회사로 도메인사업자와는 달라 ICANN이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15만달러(약 2억원)가 넘는 도메인 심사비용도 개별업체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디지털네임즈 측은 “직접적인 도메인 관리는 아니지만 도메인 결합 서비스를 제공한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ICANN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도메인 등록 대행 업체를 컨소시엄에 끌어들이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측은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com’‘.net’‘.org’ 등 외국 도메인을 이용할 경우 베리사인과 같은 해외 등록사업자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 비용은 연간 461만달러에 이른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