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초고속인터넷 과열 마케팅 유형 및 사례
한동안 잠잠했던 초고속인터넷 마케팅이 졸업·입학과 이사 등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또다시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 LG파워콤 등 통신사업자의 유통점은 전통적 가입자 유치 수단인 현금 제공과 이용료 면제, 위약금 대납은 물론이고 허위 광고 등 불법적 수단까지 총동원했다. 케이블TV 사업자는 추가 혜택 제공으로 맞불을 놓고 있어 자칫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과열 경쟁은 소비자의 방송·통신 서비스 이용 형태가 개별 상품에서 결합 상품으로 빠른 속도로 옮겨가는 가운데 융합 서비스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와 케이블TV 사업자가 더욱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현금 제공과 관련, 공정거래법의 경품고시가 권고하는 ‘이용료의 10% 이내’는 사실상 사문화됐다. 가입자 유치경쟁이 과열되고 IPTV 등과 묶은 결합상품 판매가 확대되며 경품 액수가 점점 커졌다. 최대 40만원가량의 현금 및 백화점 상품권이 지급되는 현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벽걸이TV와 노트북PC,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자전거 등 경품 제공도 비일비재하다.
서울 양천구와 인천지역의 LG파워콤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은 신규 가입 즉시 현금 40만원(상품권)을 지급하고 벽걸이TV 등을 무료로 증정하고 있다. 본사 정책과 달리 장기간에 걸친 이용료 면제 등 파격적 조건도 부지기수다. KT의 은평구 지역 일부 대리점은 초고속인터넷을 1년에 1만650원에 제공하고, 5개월간 무료로 서비스한다. SK브로드밴드도 부산 지역 일부 대리점에서 초고속인터넷과 전화, IPTV에 가입하면 월 5690원(3년 약정)에 제공하고, 가입과 동시에 현금 15만원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인터넷지정제’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방법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신규 분양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한해 단일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전을 종용함은 물론이고 위약금도 대납하는 방법 등이다.
KT와 SK브로드밴드, LG파워콤은 본사와 계약을 한 위탁점을 제외한 지역 대리점 및 판매점의 과열·불법 행태를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100% 차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파워콤의 한 관계자는 “각 대리점과 판매점이 현장 조직을 피라미드 방식으로 가동하는데다 현장 마케팅 또한 게릴라식으로 진행해 자체적인 단속이나 적발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통신사업자의 공세에 맞서 티브로드와 HCN 등 케이블TV 사업자도 현금 및 경품, 무료 이용기간과 같은 기존의 가입 혜택에 추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들 사업자는 컨버전스 환경에서 통신사업자의 공세에 한 번 밀리면 회복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어 강력한 방어 마케팅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이러한 과열·혼탁 마케팅으로 인해 시장질서가 흐트러지는 상황을 파악, 사업자에게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