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녹색성장을 ‘아버지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신성장동력은 ‘아들딸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규정했다고 한다. 이를 풀자면 녹색성장은 4대 강 정비와 교통망, 자원재활용 부문 등 긴급한 재정지출로 당장의 먹거리를 찾는 작업으로, 신성장은 중장기적으로 부품소재, 핵심, 응용, 서비스 기술에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찾는 작업으로 정리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29일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녹색경쟁은 이미 시작됐고,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며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정부에게 신성장과 녹색성장은 ‘가야만 하는 길’이다.
청와대가 녹색성장과 신성장의 기술 및 산업 트리를 구성, 4월에 발표한다는 것은 업계로선 반가운 일이다. 우리 기술과 산업계 현주소, 연구개발 능력과 인력, 가능성을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양한 정보가 담긴 산업트리는 녹색성장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 녹색성장이 ‘가야만 하는’ 두려운 길이 아니라, 희망이 있는 미래라는 것을 분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녹색성장과 신성장 관련 산업 및 기술 구조가 파악되면 산업계와 과학기술계는 이미 유사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을 파악해 협력사업을 펼칠 수 있다. 어느 부분을 개발해야 하는지의 선택과 집중에 대한 고민도 해소된다. 모든 요소 기술이 융합하는 미래 기술의 모형을 추정해볼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이런 작업은 기업에 길라잡이가 된다. 국가적으로 인적자원과 물적재원을 적소에 배치하는 길이며, 기업과 연구소 간 중복개발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녹색성장과 신성장으로 가는 길은 국가 총력전이 될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에 직면해 기업이 혼란스러워 하는 지금, 녹색성장에 대한 미래 비전을 세우는 일에 청와대가 앞장서야 한다. 미국·일본·독일 등 녹색성장 선진국은 이미 한발 앞서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