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이 디지털TV 전환 시점 연기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미국내 방송국의 40%는 당초 일정대로 17일부터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시청자 중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DTV 전환을 위한 디지털 컨버터 박스를 마련하지 못한 사용자들은 방송 시청에 어려움을 겪는 등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미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미국내 총 1800여개 방송사 중 681곳이 이미 아날로그 신호 송출을 종료했거나 다음주까지 이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주 하원은 디지털 전환 시점을 당초 계획된 2월 17일에서 6월로 4개월 늦추는 법안을 통과시킨 상태여서 법 제정이 무색하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이같은 방송사들의 행보는 DTV 전환을 위해 설비 및 홍보에 이미 수백만 달러를 투입했으며 DTV로의 전면 전환을 미룰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CBS·NBC·ABC 등 주요 방송사들은 지난주 당분간 기존 아날로그 방송 신호를 계속 송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들이 소유한 TV 방송사는 전체 1800개 방송사 중 100여개에 불과하다.
한편 DTV 전환 연기를 지지해온 진영은 컨버터 박스 구매를 위한 정부의 쿠폰 부족으로 여전히 2000만 가구가 디지털 전환 준비가 덜 된 상태라고 주장해왔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