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터치 기술 특허 획득 애플 움직임 심상찮다”](https://img.etnews.com/photonews/0902/200902110182_11034709_1950559464_l.jpg)
최근 멀티터치 기술 특허를 취득한 애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멀티터치 기술이 특허로 등록된 바로 다음날 적극적인 특허권 행사 의지를 밝히더니 실제 경쟁사를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멀티터치 기술은 우리나라 기업들도 스마트폰에 이제 막 도입하는 기술이어서 애플의 타깃이 될 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인 벤처비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지난해 구글 측에 멀티터치 기능을 쓰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구글은 스마트폰용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소프트웨어 상에서 멀티터치가 작동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것이 애플의 요구였다.
애플의 요청이 법적 분쟁을 언급한 강압적인 수준이었는지, 업무 협조 차원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익명의 안드로이드 개발 팀원인 이 관계자는 “애플의 요구에 따라 안드로이드에서 멀티터치 기능을 막았다”고 전했다.
작년 10월 미국 T모바일을 통해 출시된 안드로이드폰은 하드웨어 상에선 멀티터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돼 보도의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해외에선 일부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를 개조해 실제로 안드로이드폰에서 멀티터치를 시연한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벤처비트는 웹지도·검색 등에서 협력하고 있는 애플과의 전략적 가치 때문에 구글이 애플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분석했지만 이번 사례는 애플이 멀티터치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는 걸 보여줘 향후 애플의 행보가 주목된다.
톰 쿡 애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말 멀티터치 기술 특허를 취득한 다음날 “애플의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어떤 무기라도 동원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외신들은 애플이 조만간 특허권 행사에 나설 것이라며 대상은 미국 팜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우리나라도 멀티터치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변리사들은 “애플이 많은 업체에 소송을 걸지는 않을 것”이라며 “애플의 시장 점유율에 위협이 되는 업체들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