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뒷산도 첩첩헌디‥](https://img.etnews.com/photonews/0902/090212053805_1363502601_b.jpg)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헌디….”
명창 임방울 선생이 사랑하는 님의 죽음을 맞아 즉석에서 부른 ‘추억’이라는 제목의 한 소절이다. 앞산도 뒷산도 첩첩하게 꽉 막힌 우리 경제를 보면 앞으로 무엇을 해먹고 살 것인지 걱정이 태산이다. 비단 우리 경제뿐만 아니고 세계 경제가 그럴진대 탓할 바가 무어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기 전에 제도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는지 짚어보고 우리 스스로 먹거리를 찾아내야 한다.
지나온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는 단군 이래 한 번도 가슴을 펴고 살아본 적이 없었다.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중국의 눈치를 보며 살아왔고 근대사에 들어와서는 열강들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요 근래 IT산업의 주도권을 틀어 쥔 덕분에 그나마 어깨를 펴고 살게 됐고 이웃나라 젊은이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도록 만들었으니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뒷산도 첩첩’하지만 지금 우리는 IT산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IT산업에 있어 드러나지 않은 심각한 문제는 지역적 양극화다. 대부분의 IT 주체는 수도권에 쏠려 있고 지방은 빈껍데기만 남아 겨우 숨을 쉬는 형국이다. 지방과 수도권의 IT 양극화는 이제 우리 손으로 어떻게 해 볼 수 없을만큼 심각한 수준을 넘어 지방 IT산업은 고사 직전에 이르렀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지방에는 기술 인력이 부족하고 설상가상으로 나눠 먹을 떡 또한 턱없이 작다. 설령 떡이 생긴다 해도 서울에 있는 IT기업의 독차지가 되고 마니 아예 없는 거나 진배없다. 떡이 없으니 기술 인력은 물 좋은 곳을 찾아 서울로 서울로 떠나가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서울은 만원이고 지방은 텅 비고, 발주자는 기술력이 약한 지방 IT기업에 일을 맡기고 싶어도 미덥지 않아 망설이고, 지방 IT기업은 ‘줘도 못 먹는’ 형국으로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지방기업이 살아나야 국가가 균형발전을 이룰 것이고 균형발전은 수도권 쏠림현상을 막아 각종 폐해를 막을 수 있다. 오죽했으면 국토균형 발전이라는 대전제 아래 공기업 지방이전 프로젝트가 힘을 받았을까.
어떻게 해야 지방 IT기업을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지방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사업을 지역 IT기업에 몰아준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겠으나 감사에 두들겨 맞을 것이 뻔하다. 대안으로 지역 IT기업에 가점을 주거나 아예 지역제한을 두어 경쟁 입찰을 하면 어떨까.
억지로 없는 떡을 만들어 지방 IT기업에 달라는 의미는 아니다. 비록 떡이 작을지라도 지역 기업에 돌아가도록 지역 IT기업의 참여를 제도화하자는 얘기다. 부족한 지방 IT기업의 기술력은 해당 지역의 산학연에 근무 중인 박사나 기술사와 같은 전문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인력풀을 만드는 방법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지역 IT기업은 인력풀을 멘토로 활용하고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프로젝트 기획 및 정책수립 시 컨설팅을 받음으로써 지역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컨설팅 비용은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봄 직하다.
이주연 한전KDN 기술위원 호남IT기술사포럼 회장 j8j8j8j8@hanmail.net